구제역 확진 판정…수급 제동·가격인상 '우려'
매년 반복되는 구제역…근본적 개선 필요 촉구
구제역 확진 판정…수급 제동·가격인상 '우려'
매년 반복되는 구제역…근본적 개선 필요 촉구
설을 앞두고 발생한 구제역 때문에 유통업체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아직까지는 물량 수급과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은 없지만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설 명절까지 겹치면서 제품 가격이 인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먹거리 인상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30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 이전인 지난 26일 한우 도매 가격(kg 기준)은 1만6826원이었으나 구제역이 확진 판정이 나온 29일 한우 도매 가격은 1만7883원으로 6.2% 올랐다.
소매가격도 올랐다. 지난 26일 한우 소매 가격은 8만2889원(kg 기준)에서 29일 8만3779원으로 1.07% 증가했다.
축산물 유통 업체들은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치솟거나 소비가 위축되는 변수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초기 단계인데다 확보된 물량이 있어 별다른 여파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육류 수급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무엇보다 설 명절을 앞두고 한우 설 선물세트 소비에도 영향을 줄까 긴장하는 눈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매출이나 가격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면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육류 소비와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역시 구제역 확산으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했다. 사상 최대 피해를 낸 지난 2010~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경북 안동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견된 후 6개월간 전체 사육돼지의 30%에 달하는 약 348만마리가 살처분·매몰됐다. 당시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2%까지 치솟았다.
주부 A씨는 "구제역이 발생하면 축산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우유 가격 등 먹거리 가격인상으로 이어진다"면서 "문제는 구제역 발생 등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가격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매년 구제역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확산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축산유통 관계자는 "해마다 반복되는 구제역으로 축산 농가의 경제적, 사회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소비자의 피해도 크다"면서 "구제역 악몽을 멈추기 위해 사육규모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축산 환경으로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앞서 경기도 축산방역 당국은 지난 28일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 안성시 금광면의 젖소 농가에서 채취한 시료를 정밀검사한 결과 O형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확진 판정에 따라 젖소 120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 반경 500m 이내에 위치한 8개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와 돼지 등 우제류 가축(발굽이 2개인 가축) 약 500마리에 대해서는 예방적인 살처분을 검토 중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