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집권 3년차 아니다"…민주당, 프레임 싸움에 '고무줄 연차'


입력 2019.01.24 18:00 수정 2019.01.24 20:14        이유림 기자

3년차의 덫 피하기 위한 의도…언론 프레임에 민감한 반응

3년차의 덫 피하기 위한 의도…언론 프레임에 민감한 반응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공개발언에서 '집권 3년차' 대신 '출범 1년 7개월'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의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공개 발언에서 '집권 3년차'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출범 1년 7개월'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4일 기준으로 출범 625일째를 맞았다. 하지만 출범일을 기준으로 1년 7개월로 표현하느냐, 햇수를 기준으로 3년차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정부를 바라보는 인식이 좌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정부에게 '유리한' 출범 1년 7개월을 주로 쓰는가 하면, 언론의 집권 3년차라는 표현을 정정하기도 했다.

실제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언론에서 집권 3년차라 하는데 저는 그 말이 굳어지면 얼마 안 남은 것 같아 조금 그렇다"며 "문재인 정부는 출범한 지 1년 7개월이 됐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년 7개월 동안 새로운 대한민국, 포용국가를 만들기 위해 많은 주춧돌을 놓았다"며 "그것을 토대로 저희가 이제부터 열매를 맺고 성과를 창출해 나가는 과제가 앞에 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22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지난 1년 7개월 동안 혁신적 포용국가를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이 올해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성과로 나타나도록 당정이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한국노총과의 신년 간담회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1년 7개월 됐다"며 "언론에선 3년차라는 말을 쓰는데 사실은 1년 7개월 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24일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우리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차라고 하지만, 임기는 이제 3분의 1을 지났다"며 "본격적으로 문 정부의 국정철학을 펼쳐나가면서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라고 했다.

통상 집권 3년차라는 표현은 언론에서 '리스크', '증후군', '징크스' 등과 함께 사용되고 있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는 점에서 성과 도출 압박으로 여겨짐과 동시에 정권의 힘이 빠지는 시기란 인상을 줄 수 있다.

결국 홍 원내대표의 '출범 1년 7개월'이란 말에는 '정부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많다'는 의미와 '문재인 정권은 아직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최근 민주당이 정부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프레임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공시지가 관련 세금폭탄 논란에 대해 "흔들리지 말자"며 "세금폭탄이라고 보도하거나 공격하는 것은 우리가 재산세와 종부세를 과도하게 올리려 한다고 공격하는 익숙한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언론이 예시로 든 주택은 강남 등 고가주택이고 중산층 이하의 주택은 예로 들지 않았다. 정확한 시세도 말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을 잡지 않고 성공한 정부는 없다"고 했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도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손 의원은 민주당 탈당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SBS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 악성 프레임의 모함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목포를 위해서 그렇게 노력했건만. 돌아오는 것은 결국"이라고도 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