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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김정일 언급안한 김정은…최고지도자 '자신감' 붙었다


입력 2019.01.02 09:33 수정 2019.01.02 10:22        이배운 기자

신년사에 ‘위대한 수령님·장군님’ 표현 없어…선대 후광없이 홀로서기

굳건한 내부장악력 재확인…북미정상회담·서울답방 등 광폭외교 지속할 듯

신년사에 ‘위대한 수령님·장군님’ 표현 없어…선대 후광없이 홀로서기
굳건한 내부장악력 재확인…북미정상회담·서울답방 등 광폭외교 지속할 듯


지난해 11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환송 행사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디아카넬 의장의 대형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과거와 달리 선대 지도자인 김일성·김정일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더 이상 선대의 이름에 기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북한 사회를 굳건하게 장악하고 명실상부 최고지도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애국유산인 사회주의 국가를 전략국가의 지위에 당당히 올려 세웠다”고 말했고, 2017년 신년사에서는“혁명의 전성기를 대번영기로 이어 나가는 것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손길아래 자라난 우리인민의 사상정신적 특질이다”고 언급하는 등 선대 지도자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우상화가 완료된 김일성·김정일과 달리 김 위원장은 3대 세습과 짧은 후계과정으로 정통성이 비교적 취약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공식 일정 때마다 선대 혁명사업의 노선·원칙을 물려받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취약한 정통성을 보강하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 ⓒ노동신문

김 위원장이 내부 장악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조짐은 최근 여러 방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평의회 의장이 방북한 당시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의 공식 대형 초상화를 사상 최초로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의 강력한 지위를 과시하고 본격적인 개인숭배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 위원장의 넓어진 활동반경도 내부 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북한최고지도자로서는 34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러시아가 아닌 해외(싱가포르)에 방문했다. 아울러 해외 일정을 주민들에게 사전에 공개한 것도 사상 최초로 이뤄졌다.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비운 틈을 노려 반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한 것도. 북한 사회에 종교 바람이 불어도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연내 2차 북미정상회담 개회 및 서울답방 등 광폭 외교를 펼치면서 체제 안정성을 과시하고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고착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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