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등 인수 시 장점 확실하지만 기존 점주 불만 가능성은 부담
인수 작업 이후 경쟁사들의 간판갈이 경쟁 심화 우려
롯데‧신세계 등 인수 시 장점 확실하지만 기존 점주 불만 가능성은 부담
인수 작업 이후 경쟁사들의 간판갈이 경쟁 심화 우려
속도를 낼 것 같았던 미니스톱 인수전이 장기화 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본입찰을 실시한 이후 한 달 넘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지연되면서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도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주 내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거리 제한 자율규약으로 미니스톱의 몸값은 올라갔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편의점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최대한 빨리 매각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인수자와 매도자 양측 모두 이익이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진행된 미니스톱 인수전 본입찰에는 롯데와 신세계,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여했다. 매각대상은 이온그룹 계열사인 일본 미니스톱 보유하고 있는 76.6%를 포함해 대상(20%), 일본 미쓰비시(3.94%) 등 지분 100%다.
하지만 본입찰 이후 편의점 업계의 거리 제한 자율규약안이 발표되면서 인수전 일정도 꼬이기 시작했다. 보통 매각작업에서는 본입찰 이후 1~2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기 마련이지만 한 달 이상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거리 제한 자율규제로 인해 셈법이 복잡해진 탓이다.
롯데나 신세계 모두 현재 편의점 사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로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거리 제한 내 점포들이 의도치 않은 피해를 볼 수 있어서다. 점포 양도 등을 통해 주인이 바뀔 경우 편의점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담배 판매권을 다시 획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롯데나 신세계 누가 인수하더라도 기존 점주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점주들의 반대가 생각보다 거셀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높은 몸값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에 더해 점주들의 불만이라는 리스크까지 짊어져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인수에 성공할 경우 분명한 메리트도 있다. 롯데가 인수전 승자가 될 경우 CU, GS25와 함께 확실한 3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10월 말 기준 주요 편의점 점포 수는 CU 1만3109개, GS25 1만3018개, 세븐일레븐 9548개다.
여기에 미니스톱 2533개를 더하면 세븐일레븐은 1만2081개 점포로 CU, GS25와 1000곳 내외로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편의점업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내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 구조도 한층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가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면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을 한 단계 앞당길 수 있다. 앞서 신세계는 이마트24로 사명 변경 당시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위해서는 최소 5000점 이상 출점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말 기준 3564개에서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면 6097개 점포로 5000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다만 롯데나 신세계 누가 인수하더라도 이른바 알짜 점포로 불리는 곳들은 경쟁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거리 제한 규정으로 사실상 서울을 비롯해 주요 수도권 상권에서 출점이 불가능해진 만큼 가맹본부를 갈아타는 이른바 간판갈이 권유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세븐일레븐이나 이마트24에 비해 CU와 GS25는 상대적으로 상생안 등 본사의 지원이 많기 때문에 기존 미니스톱 점주들이 상생안을 보고 다른 가맹본부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매각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이 이르면 이번 주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수전이 장기화 될수록 파는 입장이나 사는 입장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리 제한으로 추가 출점이 어려워진 만큼 미니스톱의 몸값은 올라갔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편의점 업황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도 하루 빨리 결론이 나야 새해 사업계획을 마무리 할 수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매각 작업이 길어질수록 기존 미니스톱 점주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파는 회사나 사는 회사 모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거리 제한 규제에 따른 점포 위치 분석 등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연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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