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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메리 크리스마스? 어디서 불경한 소리를!'


입력 2018.12.24 15:00 수정 2018.12.24 14:55        이배운 기자

‘종교의자유’와 ‘주체사상’ 양립 불가능…기독교 탄압 특히 심해

스위스 유학파 김정은, 종교관련 언급 無…자유화 가능성 매우적어

‘종교의자유’와 ‘주체사상’ 양립 불가능…기독교 탄압 특히 심해
스위스 유학파 김정은, 종교관련 언급 無…자유화 가능성 매우적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전 세계가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를 철저하게 억압하는 북한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행위가 불가능하다.

북한의 공식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일 동지의 선군령도업적은 세기와 더불어 길이 빛날 것이다' 등 김 씨 일가를 찬양하는 보도·논평 일색으로, 크리스마스 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

통일연구원이 펴낸 '2018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대다수의 탈북민들은 북한에 거주할 당시 '종교'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2017 북한 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탈북민 중 99.6%가 "북한에서 종교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다"고 응답했으며, "평양이 아닌 지방에 합법적 예배 장소가 있냐"는 질문에 98.7%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헌법 제68조에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김 씨 일가의 1인 독재체제가 신앙심 때문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로, 실질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매우 강하게 탄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독교는 '제국주의 침략의 정신적 도구'로 간주돼 많은 교인들이 숙청당했고, 이외 다른 종교인들도 '반민족적·반혁명적 성분 불량자'로 간주돼. 노동단련형, 교화소행, 정치범수용소행 등 무거운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평양 내에만 소수 존재하는 교회·성당·사찰 등은 인근 주민들의 접근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해외 방문객들만을 대상으로 한 선전용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참배하고 있다. ⓒCNBC

다만 무당이나 점쟁이 등이 부적을 팔거나 관상, 손금, 점을 보는 행위는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인 경제난과 사회 불안정으로 인한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인권백서는 "북한 주민들의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는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북한이 신봉하는 '주체사상'은 자유로운 사상·양심·종교와 양립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고 비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년여간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만큼 크리스트교와 크리스마스 문화에 익숙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종교관에 대해서는 일체 알려진 바가 없으며, 지배구조 특성상 향후에도 종교의 문을 열어젖힐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본인이 공개석상에서 종교관련 발언을 한 적이 없고, 고위 탈북자들과 인터뷰해도 관련 증언은 없다"며 "김 위원장 외 백두혈통 일가의 종교관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난 김일성은 학창시절 매주 교회에 나가는 등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북한 건국 초기에 "종교인들을 함께 데리고 공산주의로 갈 수 없다"며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교시를 내리고 지속적인 종교 탄압을 실시해왔다.

이 연구위원은 "김일성이 재건한 ‘칠골교회’에서 예배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이 정기적으로 열리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외국인 방문 시, 외교적 차원에서 보여주기 식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일성은 말년에 ‘어머니와 함께 교회 다니던 일이 생각난다‘며 칠골교회(하리교회) 재건을 명령한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칠골교회가 지금까지 보존되는 것은 종교적 기능 때문이 아니라 김일성이 세웠다는 상징성 때문이다"며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허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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