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비극 발언, 출연하던 방송까지 싸잡아 비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음식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인 tvN '수요미식회'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대해 "전국구 맛집 선정 방송이 됐다"며 이를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황교익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이날 보도한 ‘소확행? 돈가스 먹으려 새벽 3시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백종원의 골목식당'도 결국 전국구 맛집 선정 방송이 됐다"고 평했다.
황교익이 공유한 기사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극찬을 받은 한 돈가스 집에 사람이 몰려 새벽부터 줄을 서 번호표를 배부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이 방송의 문제가 아니다.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결국은 어떻게 하면 바깥의 소비자를 끌어모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지역의 '수요'는 한정돼 있고 '공급'은 넘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황교익은 자신이 과거에 출연했던 방송인 '수요미식회'도 '전국구 맛집 선정 방송'이 돼 버렸다고 평했다. 그는 "'수요미식회는 맛집 선정 방송이 아니다. 식당은 음식 이야기를 풍성하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방송 초창기에 진행자와 내가 수시로 말했다"며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시청자는 수요미식회를 맛집 선정 방송으로 소비할 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나중엔 포기하고 ‘(수요미식회는) 맛집 선정 방송이 아닙니다’는 말도 하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황교익은 "한국 외식업의 큰 문제는 '동네 식당'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는 것"이라며 "소비자는 전국구의 맛집으로 몰려다닌다. 이런 식당은 한 번 가서 '인증샷'만 누르고 오면 된다. 주인과 손님간 정 쌓기와 공간에 대한 애착도 없다"고 했다.
또 "'동네식당'이 사라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지역 공동체 정서가 흐려졌기 때문"이라며 "동네 사람과 교류도 하지 않으면서 무슨 동네 식당을 바라겠는가. 그러니 방송이 전국구 맛집을 만들어내는 것을 비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풍선을 눌러 한쪽이 부풀어오르면 한쪽은 쪼그라들게 돼 있다. 지역 공동체가 깨진 마당에 어차피 모두들 자기 동네 식당은 관심도 없을 것이고, 우리 모두 풍선 누르기 놀이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다 알고 있으나 그 어떤 해답도 내놓을 수 없다는 것. 비극"이라고 했다.
한편 황교익은 ‘수요미식회’에서 하차한 뒤 유튜브 채널인 '황교익tv'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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