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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예고됐던 서울·수도권 재개발 결국 수의계약…대형사들 소극적


입력 2018.12.21 06:00 수정 2018.12.21 06:13        권이상 기자

서울 봉천4-1-3구역, 과천 주암장군마을 등 알짜 사업지 수의계약 예정

정부의 단속으로 조합과 대형사 물밑작업으로 중견사들 진입장벽 높여

서울 봉천4-1-3구역, 과천 주암장군마을 등 알짜 사업지 수의계약 예정
정부의 단속으로 조합과 대형사 물밑작업으로 중견사들 진입장벽 높여


최근 서울과 수도권 재개발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의 도시 전경.(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형사들의 수주과열이 예상됐던 서울·수도권 재개발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조용하게 치르고 있다. 시공사 현장설명회 때만해도 사업성이 뛰어나 대형사들이 적극적으로 입찰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빗나간 것이다.

대형사들이 몸사리기에 들어가며 경쟁입찰이 잇따라 무산되자 조합들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의계약은 대형사들이 출혈경쟁을 피할 수 있지만, 시공사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무혈입성이 가능해 조합원들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조합은 그동안 공을 들인 대형사를 대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아 비교대상이 제한적일 가능성도 크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정부의 규제와 단속으로 수주가능성이 높은 곳만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어, 과열양상을 보이던 정비사업 업계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21일 도시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과 수도권 재개발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 가장 최근 서울 봉천4-1-3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뽑기로 결졍했다. 해당 조합은 시공사 모집을 위해 두 번의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현장설명회 단계에서 참여사가 부족해 자동유찰됐다.

업계에서는 조합이 입찰공고에 제시한 입찰보증금 90억원 중 1억원을 현설 참가 전에 선납하는 조건 등 부담이 컸다는 평가다.

특히 이곳은 GS건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나타내며 시공권을 선점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다른 건설사들의 수주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조합이 개최한 공동사업시행 시공사 선정 관련 현장설명회는 다수의 대형사들이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GS건설이 유일하게 참석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 주암장군마을 재개발 역시 현대건설과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곳은 경기도에 위치하지만, 사실상 서울 양재동과 가까워 준강남권으로 평가 받는 곳이다.

그만큼 사업성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곳이어서, 대형사들의 줄입찰이 예상됐던 곳이다. 그런데 막상 입찰뚜껑을 열어보니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 유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이미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수주를 노리는 모습이 역력했다”며 “현대건설과 출혈경쟁이 만만치 않아 사실상 입맛만 다시시는 것에 그쳤다”고 전했다.

조합 관계자는 “입찰의 경쟁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뽑을 계획이다”며 “우선협상대장자 선정을 위해 현대건설이 만약 견적서를 제출하면 이사회 적격심사 후 대의원회를 거쳐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비사업 업계가 과거와 같이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는다고 전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조합들이 최근 시공사들에게 과도한 홍보를 자제하는 요청을 할 정도로 과거처럼 떠들썩하게 총회를 치르지 않고 있다”며 “수의계약이 늘고 있는 것 역시 정부의 감시가 지속되고 있어 과열 경쟁 일으키는 것보다 대형사 1~2곳과 접촉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편이 사업을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다고 판단 때문이다”고 전했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대형사들이 입찰에 소극적이면서도 소수 알짜사업지에만 적극적으로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수의계약이 업계에 성행하면서 오히려 중견사들의 진입장벽은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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