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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연내답방 고민중…위험 무릅쓴 '도전' 나설까


입력 2018.12.03 14:00 수정 2018.12.03 14:09        이배운 기자

“실리 위해 위험 감수하는 도전형 스타일…가능성 배제못해”

남한에 들고 올 비핵화 ‘선물’ 부담…들끓는 반발여론에 경호도 ‘아슬아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실리 위해 위험 감수하는 도전형 스타일…가능성 배제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도 “모든 국민들이 (연내 답방을)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고 말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공이 넘어간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연내 답방을 통해 자신을 겨냥한 불신의 눈초리를 해소하고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다. 이는 대내적으로 통치 정당성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대북제재 완화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불신의 업보를 해소하려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약속을 잘 지키는 신뢰형 스타일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모른 척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 특유의 과감한 리더십 스타일도 답방을 결심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광폭 정상외교를 펼치면서 깜짝 쇼맨십·이벤트를 수차례 선보였고 ‘통 큰’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과시하려는 모습도 여러 번 내비쳤다.

이 부원장은 "김 위원장은 실리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형’ 스타일“이라며 “연내 방남이 상황적으로는 어렵지만 리더십 스타일을 고려하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방남 발언은 미리 계산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측 참석자들의 질문에 굉장히 즉흥적으로 나온 것일 수도 있다”며 “‘무서울 게 뭐 있나, 가겠다’라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한에 들고 올 비핵화 ‘선물’ 부담…들끓는 반발여론에 경호도 ‘아슬아슬

특히 김 위원장은 한 해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신년사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 핵협상 교착, 종전선언 논의 배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답방 연기 등 일부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서울 답방은 남북 화해분위기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또다른 한편으로는 비핵화와 관련된 일부 진전된 입장을 내놔야 하고, 자칫 남한 국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모양새다.

지난 9월 김 위원장은 서울 방문을 권유받자 “내가 서울에 가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핵화 진전 없이 서울에 방문하는 것은 오히려 남한 국민들의 불만·불신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내 비춘 발언으로 풀이된다.

경호 준비 문제로 연내 답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한 내 비핵화 회의론이 대두되고 김 위원장을 겨냥한 불만의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 경호 문제에 특히 촉을 세울 수밖에 없다.

최고지도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경호가 매우 철저하다는 점은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른바 'V자' 경호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경호 준비뿐만 아니라 북측의 경호 준비까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답방 성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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