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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거래만 140조" 파생상품 쓸어 담는 보험사들 왜


입력 2018.11.04 06:00 수정 2018.11.04 09:05        부광우 기자

금융시장 불안 증폭에 리스크 관리 수요 늘어

변동성 확대 따른 역효과에 좀 더 신경 써야

국내 보험사들의 파생상품 보유량과 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싼 안팎의 불안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파생상품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보험사들의 파생상품 보유량과 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싼 안팎의 불안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파생상품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인한 제도 변경에 보험사들의 파생상품 쇼핑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로 인한 역효과에도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보험업계의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140조원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 약 35조원 정도였던 보험사들의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3년부터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하반기에 급증해 현재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장내파생상품 잔액도 2011~2013년에 등락을 보이는 와중 전체적으로 증가해 올해 2분기 말 5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거래량을 기준으로 보면 장외파생상품은 2009년 약 6조원에서 올해 약 50조원으로 증가했다. 장내파생상품 거래량은 2009~2011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다시 대폭 하락했고, 2014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지금은 3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주로 통화스왑과 통화선도환, 금리스왑 등에 활용하고 있다. 통화스왑은 환위험과 금리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1년 이상의 장기 통화계약이며, 통화선도환은 1년 미만의 단기 계약으로 원금교환 없이 환율을 사전에 고정시킴으로써 환위험관리에 유용한 장외계약이다. 금리스왑은 은행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를 기초자산으로 해 고정금리와 시장금리를 교환하는 장외계약으로 금리 위험을 관리하는 데 유효한 수단이다.

보험사들의 장내파생상품의 경우 보통 금리선물과 주식선물, 통화선물을 거래하고 있다. 이는 각각 국채와 주가지수, 그리고 외국통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다.

결국 이런 보험사들의 파생상품 거래 증가는 국내 주가하락과 대내외 금리 상승, 원화 가치의 변동성 확대 등에 대한 위험관리 노력으로 해석된다. 환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장외 통화스왑 과 통화선도환을, 주가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장내 주가지수 선물을, 금리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장내외 금리스왑과 선도·선물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파생상품 활용을 늘리고 있는 배경에는 국내 주가 하락과 미국 금리 상승, 원화 가치의 변동성 확대 등의 위험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3%에 미치지 못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3.2% 대로 급등하는 가운데 국내 10년 국채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따라 양국 간의 금리차가 확대돼 국내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또 올해 들어 국내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하는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미국 국채 금리상승으로 원화 가치는 최근 급등하는 모습이다.

주변 여건 상 보험사의 파생상품 활용은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향후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조치의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추가적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 가능성에 따라 파생상품을 통한 위험 관리 필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21년 보험업계에 적용되는 IFRS17에 맞춘 새 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 안에서 파생상품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K-ICS 도입 방안에 파생상품을 활용한 위험경감조치기법이 보험사의 요구자본 관리 수단으로 인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험업계의 파생상품 활용은 점점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따른 염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파생상품이 광범위하게 활용될 경우 보험사의 자본 관리에는 긍정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가용자본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파생상품의 활용은 위험관리를 통해 보험사의 요구자본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손익의 급격한 변화로 가용자본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경영진과 주주, 감독자, 계약자 등 보험사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손익발생 및 원인에 대한 해석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대비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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