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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강한 서울 단독주택…아파트에 지친 수요자들 선회


입력 2018.11.01 06:00 수정 2018.11.01 06:11        권이상 기자

아파트 주춤한 사이 단독주택 매매가와 거래량 지속적으로 증가세

아파트값 부담에 활용도 높은 단독주택 리모델링해 수익 창출하기도

최근 서울 단독주택이 침체기조가 깊어지는 주택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서울의 한 주택가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주택시장 침체에도 서울 단독주택이 소리 없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거래량이 지속 상승하는 것은 물론 가격 상승률도 매달 폭을 키우고 있다. 실거래가 역시 지난해 비해 크게 뛴 상태다.

특히 최근 아파트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단독주택은 경기를 타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부담을 느낀 상당수의 실수요자들이 단독주택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파트값 상승과 함께 단독주택 가격이 덩달아 올랐고, 서울의 경우 지가 상승에 따라 노후 단독주택 값도 많이 뛰어 진입장벽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실수요자들에게 단독주택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데, 사생활보호에 강하고 층간소음에 비교적 자유롭다고 말한다. 또 단독주택은 리모델링 후 원룸·소규모 오피스·게스트하우스 등 운영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한 점도 매력으로 꼽는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단독주택이 침체기조가 깊어지는 주택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이달 단독·다가구 거래량은 1589건으로 지난달 1587건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는 지난 3월 2339건이 거래된 후 최고치다. 이달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 대비 3분의 2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서울에서는 성북구 단독주택 거래량이 유독 많다. 성북구에서는 올 1~9월 총 830건이 거래됐는데, 이는 이문휘경뉴타운과 장위뉴타운의 단독주택이 활발하게 거래됐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동대문구, 관악구, 용산구, 강북구의 단독주택이 많이 거래됐다.

단독주택의 매매가 역시 눈에 띄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단독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76%로 전달(0.55%) 대비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누계 상승률은 4.4%로 2008년 10.9%를 기록한 이후 10년래 최고치다. 특히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보면 지난달 단독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이 1.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도심권(종로·중구·용산)이 1.1%,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 0.8%,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 강동·도봉·노원) 0.6%,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0.6% 등의 순이었다.

단독주택이 부동산 침체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은 아파트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생활 보호가 가능한데다 층간 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개인의 취향에 맞게 집을 개조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서울 곳곳에 단독주택을 원룸이나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한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최근 아파트값은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감을 견디지 못한 실수요자들도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이유도 있다. 일부 수요자들은 재개발 지역의 단독주택을 투자해 정비사업 조합원 자격을 취득해 추후 조합원 분양을 노리는 사례도 들고 있다.

게다가 공시가격 반영률 시세 대비 50% 수준으로 아파트보다 보유세 부담 덜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단독주택이라고 해서 정부의 대출규제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단독주택 역시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대상에 포함되는 등 아파트와 비슷한 규제를 받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공시가격이 시세의 50~60% 수준으로 낮았던 단독주택도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세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도 있다”며 “단독주택의 가치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투자가치보다는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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