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獨 헤센 지방선거 패배…'난민의 어머니' 메르켈, 정계은퇴 수순


입력 2018.10.29 21:24 수정 2018.10.29 21:24        스팟뉴스팀

기민당 득표율 폭락, 反난민 대안당 약진

메르켈 "12월 기민당 전당대회 불출마"

18년간 유지했던 당대표직 내려놓을 듯

집권 기민당 득표율 폭락, 反난민 대안당 약진
메르켈 "전당대회 불출마" 당대표 내려놓을 듯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한국시각) 치러진 독일 헤센주 지방의회 선거에서 집권 기독민주당 패배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당대표를 내려놓기로 했다고 복수 외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독일 헤센주 지방선거에서 집권 기독민주당이 패배함에 따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집권여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는 등 정계은퇴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복수 외신에 따르면, 29일(한국시각) 치러진 독일 헤센주 지방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집권 기민당은 27.9%의 득표율을 올리는데 그쳤다. 기민당은 직전 2013년 선거에서는 38.3%를 득표했는데, 득표율이 12%p 폭락한 것이다.

헤센주는 독일의 경제수도이자 유럽의 금융수도인 프랑크푸르트를 포함하고 있어 보수·우파 성향이 강한 지방이다. 기민당은 1999년 이래로 헤센주에서 19년째 집권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기록한 27.9%의 득표율은 기민당이 1970년 이래 헤센주에서 기록한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지방선거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해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고, 원내 다수 세력이 의회에서 주(州)총리를 선출하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의 권력구조를 고려하면 기민당이 헤센주에서 집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복잡한 연립정부 협상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은 19.9%, 녹색당은 19.5%를 득표했다. 우파 성향의 대안당은 12.1%의 득표율로 헤센 주의회에 처음 의석을 얻으며, 독일연방 16개 주의회에 모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민당과 대안당은 모두 우파 성향이나, 기민당은 당대표이기도 한 메르켈 총리가 난민 포용 정책과 친(親)유럽연합(EU) 정책을 취하는 반면 대안당은 반난민·반EU 정책을 취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자유주의 우파 정당인 자유민주당은 7.5%, 좌파당은 6.6%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처럼 친난민 정책이 우파 성향 전통적 지지층의 심판을 받으며 일부 지지층이 대안당으로 이탈해나가자, '난민의 어머니'라 불리는 메르켈 총리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기민당 대표에서 물러날 뜻을 내비쳤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당 지도부에 오는 12월 치러질 기민당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0년 4월 기민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이후 2005년 총선 결과 기민당이 원내 다수당이 됨에 따라 총리를 맡아 지금까지 총리와 당대표를 겸임해왔다.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원내 다수 세력을 점하는 집권여당 대표가 총리를 겸임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에, 이날 메르켈 총리의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는 뜻밖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정치적 자신감을 잃은 메르켈 총리가 전당대회 불출마에 이어 2021년 총선에도 불출마, 정계를 은퇴하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점쳐진다.

메르켈 총리가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힘에 따라, 기민당 내부에서는 차기 당대표 자리를 노리고 치열한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후임자로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과 아르민 라쉐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의 당권 도전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 총리는 당대표를 내놓더라도 2021년 총선까지는 총리를 유지할 수 있으나, 난민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고 '메르켈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추가 하락한다면 도중에 총리 교체나 건설적 불신임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스팟뉴스팀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