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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외건설 수주 300억달러 달성 '안개'…유가상승 약발 '약해'


입력 2018.10.24 06:00 수정 2018.10.24 06:12        권이상 기자

유가상승에도 중동지역 수주 부진…지난해 대비 30% 감소

전문가들 "저가입찰 경쟁, 중동지역 의존 등 가능한 지양해야"

삼성엔지니어링인 태국에서 완공한 GSP-6 플랜트 전경. ⓒ삼성엔지니어링


올초만해도 기대를 모았던 해외건설 수주실적 300억 달러 달성이 요원해지고 있다. 현재 해외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며 더 이상 증가폭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해외수주 실적은 상반기만해도 작년에 비해 6~8% 정도 상승 우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국제유가가 불안해지며 수주텃밭인 중동지역 수주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다행히 하반기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중동지역 발주는 예상만큼 증가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실적만 놓고 보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면서 중동지역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추가 수주는 힘들어졌고, 기존에 수주했던 프로젝트도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인 아시아 지역에서의 국가 간 경쟁은 심화되고 있고, 중동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해외수주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추세로라면 연초 예상과는 달리 해외건설수주액이 지난 2016년 이후 3년 연속 300억달러 밑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를 보면 23일 기준 해외수주실적은 225억8796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대비 증가세로 따지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특히 국제유가 불안 속에도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평균 지난해 대비 증가폭은 6% 이상을 나타냈다.

국내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부진은 그동안 수주텃밭인 중동 지역의 수주실적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수주액은 76억786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5억1317만달러 대비 약 27%가 감소했다. 올해 중동지역 수주 공사건수는 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건보다 30% 줄었다.

게다가 지난 6월 일부 건설사들이 이란 프로젝트 계약을 해지하는 등 수주 후에도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보다 실적이 나아지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등은 해외사업 직원들을 감축한데 이어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국가에서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이는 플랜트 사업보다는 교통 등 사회적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어 수주물량이 예전보다 적고, 일본과 유렵 등이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어 수주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지역의 부진을 아시아 지역들이 선방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누적 아시아수주액은 120억847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특히 최근 해외수주실적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등이 수주를 잇따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해외수주 1위는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2.51% 급증한 58억8407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삼성물산도 34억618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1.55% 급증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중남미·아프리카지역의 수주도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중남미는 지난해 2억5021만 달러에서 올해 7억834만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아프리카는 2억8088만달러에서 6억8640만 달러를 기록해 2배 이상 성장했다.

한편 정부도 중동 지역 수주를 성장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3개국을 방문해 고위급 인사를 만나 국내기업의 수주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국내 해외실적 향상을 위해서는 중국과 같이 정부의 금융지원, 컨소시엄 연계, 근로시간 탄력 적용 등의 활동이 이어져야 한다”며 “국내 건설사들끼리 저가입찰 경쟁 등은 가능한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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