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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엄마' 이나영의 성공적 복귀…'뷰티풀 데이즈'


입력 2018.10.05 12:22 수정 2018.10.05 12:32        부수정 기자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스크린 복귀

"공백기 동안 항상 연기 고민했죠"

배우 이나영이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스크린 복귀
"공백기 동안 항상 연기 고민했죠"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영화 '뷰티풀 데이즈'가 4일 베일을 벗었다.

'뷰티풀 데이즈'는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와 그런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이 16년 만에 재회하는 이야기를 통해 분단국가의 혼란과 상처를 희망의 메시지로 표현한다.

영화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 단편 '히치하이커'와 다큐멘터리 '마담B' 등을 출품한 윤재호 감독의 첫 실사 장편영화로,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이다.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서 윤 감독은 "재회와 가족, 이별의 의미를 담았다"며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엔딩에 넣었다. 영화의 엔딩이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처럼 남과 북이 '이제 시작'됐으면 한다. 영화가 공개되는 시점에 맞물려서 남과 북 분위기가 급진전됐는데, 향후 관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2011년부터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해왔다. 그는 "파리에 살았을 때 민박집에서 조선족분을 만나서 알게 된 이야기를 떠올리며 영화를 만들었다"며 "그분들의 사연이 워낙 다양했는데, 그중 한 엄마의 사연을 이영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나영의 캐스팅과 관련해 윤 감독은 "엄마이면서도, 젊은 여성이면서도 무언가 다른 느낌의 엄마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이나영에게서 그런 모습을 봤다"면서 "이나영은 내면, 표정, 분위기 등을 통해 다채로운 이미지를 표현했다. 짧은 시간인데도 언어 준비를 철저히 해줬다"고 강조했다.

배우 이나영이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콘텐츠판다

'뷰티풀 데이즈'는 영화 속 분위기와 다른, 역설적 의미를 지닌 제목이다. 윤 감독은 "아름다운 날들이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포함돼 있고, 가족이 바라는 미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될 것 같은 느낌도 제목에 담았다"고 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젠첸 외에 이름을 갖고 있지 않다. 윤 감독은 "탈북인들의 삶, 이름 없는 엄마들의 삶, 가족사를 지닌 인물들의 삶을 고려해서 이름을 넣지 않았다"고 했다.

윤 감독은 그간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왔다. "작품마다 엄마라는 존재를 그려냈다"는 그는 "한 여성으로서 한 가족인으로서 엄마를 존중하고 존경한다"며 "가족의 위해 희생하고, 앞장서서 하는 존재가 엄마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항상 있다. 외국에 오래 살면서 가족과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는데 그때 느꼈던 공허함을 영화에 풀어냈다"고 했다.

이나영은 엄청난 고통의 기억을 품고 있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삶의 여정을 지속하는 엄마 역할을 맡았다. '하울링'(2012) 이후 6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2015년 배우 원빈과의 결혼 이후 첫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노개런티 출연을 자처하기도 했다.

어려운 역할을 맡은 이나영은 10대 중후반부터 20대, 30대에 이르기까지를 연기하고 연변어, 중국어, 서울말 등을 구사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간 선보인 작품 속 캐릭터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배우 이나영이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이나영은 "공백기를 가졌지만 항상 연기를 생각하며 고민했다"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연기와 관객들에게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싶어서 복귀 시점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극 중 엄마는 여러 나라와 비극적인 상황을 겪으면서도 자신만의 최선의 방식으로 담담하게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라며 "현재 엄마가 보여주는 감정이 대본이 잘 표현돼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회상 장면에서는 감정을 더 표출했지만, 현재 모습에선 담담한 감정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엄마이기도 한 이나영은 "예전에 상상만으로 했던 감정을 이제는 공감하며 연기할 수 있게 됐다"며 "대본이 워낙 탄탄해서 감정 연기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젠첸 역을 맡은 장동윤은 "가족과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젠첸 아버지 역을 맡은 오광록은 "감독님의 영화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너무 쓸쓸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힘을 믿으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이날 개막해 13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79개국, 323편을 초청했다.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자국 이외에서 최초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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