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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예방 만화에 '몰카', '엉만튀'가 웬 말


입력 2018.09.28 16:42 수정 2018.09.28 16:43        이선민 기자

학교폭력 가해자 두둔하는 카드뉴스 제작도

웹툰 ‘위험한 호기심’ 일부 발췌.

학교폭력 가해자 두둔하는 카드뉴스 제작도

학교폭력·성폭력 예방교육을 담당해야할 교육청에서 함량 미달의 자료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속어와 욕설을 넘어 청소년들이 모방할 수 있는 범죄를 ‘호기심’으로 그리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위험한 호기심’이라는 웹툰은 중3 학생, 김태민이 친구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몰래카메라(몰카) 불법 촬영, 몰카 SNS 공유, 성희롱,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불법 채팅 등 다양한 행위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웹툰에는 ‘야짤’ ‘뜨끈한 여자탈의실 몰카’ ‘새끼’ ‘엉만튀 솜씨’ 등 부적절한 단어가 다수 등장하며, 학생들이 몰카 사진을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고, 채팅을 통해 성인남성이 여학생을 숙박업소로 강제로 데려가는 모습 등 교육에 불필요한 묘사들이 다수 발견됐다.

가장 큰 문제는 13개 그림 파일 중 성폭력 예방 대책을 포함한 자료가 한 건도 없다는 것이다.

웹툰을 공개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의원실 확인 결과 해당 웹툰은 2017년 경찰청이 제작해 각 지방경찰청에 배포한 것으로 대전시교육청은 대전지방청의 업무협조 요청에 따라 지난 7월 4일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현재는 게시판에서 내려진 상태다.

대전광역시교육청 ‘학교폭력예방법’ 카드뉴스 일부 발췌.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7일 게시한 ‘학교폭력예방법’이라는 카드뉴스가 학교폭력의 원인을 피해학생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질타를 받으며 게시물을 삭제한 후 27일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카드뉴스는 학교폭력 예방법으로 ‘가해학생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주의’ ‘지나치게 자기 뜻대로만 하거나 잘난 척 하지 않기’ ‘싫다의 의사표현은 부드럽고 단호하게 전달하기’ ‘스스로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해보기’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으로 어울려보기’ 등을 제시하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피해학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대전시교육청의 두 가지 잘못이 맥락을 함께 한다고 지적한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이나 성폭력을 청소년들의 가벼운 장난 또는 호기심으로 치부하고 가해자 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경미의원은 “학생들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할 교육청이 모방범죄를 조장할 수 있는 자료를 게재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 담당자들의 성인지 수준부터 챙겨야 할 지경”이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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