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이 포문 연 ‘3·30·100’ 역대 최다?
타고투저 흐름 지속되면서 대기록 홍수
기록에 대한 가치 여부 판단은 팬들 몫
타자가 한 시즌에 3할 타율과 30홈런, 그리고 100타점 기록을 동시에 이뤘다면 특급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정교한 타격과 파워, 그리고 팀에 대한 기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36시즌을 보낸 KBO리그에서 ‘3·30·100’은 모두 46차례 작성됐다.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는 지난해 은퇴한 이승엽으로 무려 6번이나 대기록을 써냈다.
올 시즌에는 두산 김재환이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 특히 3년 연속 대기록에 도달한 김재환은 박병호와 최형우와 함께 세 차례나 ‘3·30·100’ 고지에 올라있다.
타율을 제외하고 홈런과 타점이 경기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보니 출범 초창기인 1980년대에는 이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사상 첫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선수는 한화의 레전드 장종훈이다.
특히 이 기록은 리그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1991년 장종훈 이후 6년간 맥이 끊겼던 3·30·100은 타고투저 흐름이 본격 찾아온 90년대 후반 급증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1999년에는 이승엽을 비롯한 무려 6명의 선수들이 이 고지를 밟기도 했다.
2000년대 초중반은 다시 투수들의 시대였고, 이승엽과 심정수, 마해영 등의 대타자들만이 명함을 내밀었다. 그리고 타고투저 흐름이 다시 전개된 2014년부터 이른바 3·30·100 홍수가 찾아온다.
2014년과 2016년, 무려 6명의 타자들이 기록을 써내며 역대 최다 타이를 이뤘고, 2015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4명, 5명씩 배출되며 타고투저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올 시즌은 역대 최다 인원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단 김재환이 포문을 열었고, SK 로맥과 넥센 박병호, kt 로하스, 롯데 이대호, 한화 호잉, 삼성 러프가 이변이 없는 한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만 따져도 역대 최다인 7명에 달한다.
남은 시즌 바짝 힘을 낸다면 도전장을 내밀 선수들도 대기 중이기에 인원이 더 늘어갈 수도 있다. ‘3할-30홈런-100타점’은 분명 대기록임에 분명하다. 다만 투타의 불균형이 극심한 리그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는 팬들의 판단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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