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열위니펙발레단 발레학교 출신들, 전직 교사 및 학교 '집단소송'
캐나다의 한 유명 발레단 산하 발레학교에서 무려 30년 간에 걸친 제자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캐나다 발레계가 발칵 뒤집혔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유력언론에 따르면 캐나다의 한 유서깊은 발레단의 발레학교에서 교사 겸 사진사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학생들을 압박해 누드나 세미누드 사진을 찍고 나중에 사진을 판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학생들이 교사와 학교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의 원고는 로열위니펙발레단 발레학교의 학생들로,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피해 사실 폭로에 나섰다. 로열위니펙발레단은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기관 중 하나로, 영연방에서는 최초로 여왕으로부터 '로열'이라는 칭호를 받은 발레단이다.
원고 측 주장에 따르면 발레학교의 교사·인스트럭터이자 사진가였던 브루스 멍크의 성적 학대 행위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대략 30년에 걸쳐 이뤄졌다. 멍크가 학생들을 꾀어 신체를 드러내거나 성적으로 도발적인 자세를 취하게 한 다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1990년대 당시 로열위니펙 학생이었던 사라 두세는 16~17세 당시 멍크와 포트폴리오 사진을 찍었다. 두세 주장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댄스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몇 장 찍은 뒤 개인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얼굴 사진을 찍자고 요구했다.
두세는 멍크가 사무실 문을 닫고 카메라를 설치한 뒤 "부드럽지만 끈질기게 나에게 어깨끈을 내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두세는 경쟁이 치열한 학교의 인스트럭터로 있는 멍크가 화를 낼까 봐 그의 말대로 상반신을 드러낸 사진을 몇 장 찍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캐나다 국립미술관에 사진이 걸릴 정도로 뛰어난 사진가이기도 했던 멍크가 사진 일부를 온라인에서 팔아왔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로열위니펙 학생이었던 다른 여성들 역시 이와 유사한 사례를 공개하면서 현지 경찰이 수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교사의 행위가 사실로 입증되더라도 이같은 행위가 캐나다 내 처벌 조항 시행 전에 이뤄져 유죄 판결이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멍크를 기소하지 않았다.
이에 두세를 비롯한 해당 학교 출신들이 집단 민사소송 제기에 나선 상태다. 원고 측 마거릿 워델 변호사에 따르면 집단소송의 잠재적 참가자는 60명으로, 소송의 진행 과정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2015년 해고된 멍크와 로열위니펙 측은 각각 해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