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지배구조도 배당 확대 한 몫?…최대주주는 미국계 투자자문사
기업 가치 하락세…3년간 광동제약 주가 절반 이하로 하락
생수 유통과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선 광동제약이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배당률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투자자문사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경영권을 둘러싸고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가 취약한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반면 R&D 투자는 업계 평균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하는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이 부족하다는 시장 평가에 따라 최근 3년 사이 주가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성원 부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한 2013년 이후 현금 배당 규모 및 배당성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금 배당 규모는 2013년 29억원에서 2014년 32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3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배당 규모는 33억원으로 동일했지만 같은 기간 수익성 악화로 당기순이익이 2015년 361억원, 2016년 280억원, 2017년 231억원으로 줄면서 현금배당성향은 9.3%에서 11.6%, 14.1%로 점차 확대됐다.
보통 오너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할 경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오너일가의 배를 불려준다는 지적을 받기 마련이다. 특히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배당 확대가 이어질 경우 기업의 재무안정성 악화나 신용도 하락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광동제약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액은 3억2300만원, 3억2100만원, 3억1800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1억6900만원으로 지난해 1억5900만원 대비 6.3% 증가했다.
광동제약의 경우 이 같은 이유에 더해 취약한 지분 구조도 배당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광동제약의 최대주주는 미국 투자자문사인 피델리티(FIDELITY PURITAN TRUST)로 10.4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반면 최성원 부회장의 지분은 6.59%로 최대주주와 약 4%가량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오너 기업에 비해서는 지배구조가 취약한 편이다. 계열사와 친인척, 회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다 합치면 17.81%에 그친다.
시장에 풀린 소액주주 지분은 49.16%로, 만에 하나 피델리티가 자금을 동원해 시장에서 대거 지분 매입에 나설 경우 경영권 확보도 가능한 수준이다.
피델리티가 광동제약 지분을 집중적으로 사 모은 것은 2013년 창업주인 최수부 회장에서 현 대표인 최성원 부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던 시기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피델리티가 단순 투자를 넘어 광동제약의 경영권 혹은 배당을 노리고 지분 매입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광동제약은 자사주(22.58%)를 활용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세력에 매각되면 그만큼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많은 상장 기업들이 경영권 분쟁 시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통로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자사주 보유량이 많아질수록 해당 기업의 자기자본이 줄어들어 소액주주들의 자산가치가 하락, 손실을 볼 수 있다. 오너 일가에는 경영권을 지켜주는 방어막이지만 일반 주주들에게는 투자가치를 낮추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확대하는 데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최근에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한편 배당은 늘리는 반면 R&D 투자는 1%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12년 1.6%였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이후 0.8%~1.2%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업계 평균이 1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2012년은 광동제약이 삼다수 유통을 맡게 된 첫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생수 유통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본업인 제약 분야 투자를 줄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배당률을 확대하고, 투자는 줄이면서 기업 가치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광동제약 주가는 지난 2015년 6월5일 1만91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올해 7월25일에는 7100원으로 최저가 수준으로 하락했다. 3년 사이 주가는 62.8%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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