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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공원이 사라진다?"…도시공원 일몰 다가오는데 정부 뒷짐


입력 2018.08.23 06:00 수정 2018.08.23 06:06        이정윤 기자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 실행…국토부, 지자체에 책임 넘겨

현실적 대책 및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등 과감한 제도완화 필요

지난 3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020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이 ‘우리동네 도시공원 지키기’ 국민 온라인 서명캠페인을 열고 전국 도시공원 현황 지도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일상의 휴식처인 도시공원이 조성되기도 전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도시계획시설 용지 지정을 해제하는 ‘도시공원 일몰제’가 2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도시공원 조성은 환경보호나 지역주민에게 쾌적한 삶을 제공하는 순기능 외에도 토지 소유주들의 재산권,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 난개발 우려 등의 여러 사안이 첨예하게 얽혀있는 문제다.

하지만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면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일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어 논란이다.

◆도시공원 일몰제, 2020년 7월부터 적용

정부는 도로, 공원, 학교, 공공청사 등 도시기능 유지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지역을 지정하는데, 이를 ‘도시계획시설’이라고 한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될 경우 해당 용지는 다른 용도로 개발이 제한되기 때문에 토지 소유주들의 재산권 침해 문제가 불거진다.

해당용지 땅주인들은 임대료 등 아무런 수익을 얻지 못 하고 땅만 묶인 채, 재산세는 꼬박꼬박 납부해야 해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에 국민의 재산권과 공익 양측의 입장을 고려한 헌법재판소의 결정(1999년)과 ‘도시계획법’ 개정(2000)에 따라, 20년 이상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실효규정이 도입됐다. 미집행 기간이 20년을 넘게 되면 도시계획시설 지정이 해제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년 이상 미집행 중인 시설은 총 833㎢에 달한다. 서울시 전체 면적의 1.38배 수준이다.

특히, 오는 2020년 7월부터 지정 해제되는 20년 이상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703㎢로, 이 중에서 절반 이상인 56%는 도시공원(397㎢)이 차지한다.

◆국토부, 늑장대응에 지자체 업무로 떠넘겨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될 경우, 현재 미집행 상태임에도 이미 주민들이 공원처럼 사용하는 상당수의 공원들이 땅주인의 의사에 따라 출입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토지 개발 제한이 해제되면서 난개발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이럴 경우 당초 지자체의 계획과는 다른 모습의 도시가 될 수도 있다.

이에 지자체가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있는 도시공원 용지를 매입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으로 꼽힌다.

국토부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4월 ‘장기미집행시설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따라서 지자체는 이달까지 일몰 위기에 처한 공원 용지 중 ‘우선관리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또한 국토부는 지자체에서 우선관리지역을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지원을 할 계획이다.

약 14조원의 매입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부분의 지자체는 재정이 부족해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토부는 지방채 이자를 최대 50%까지 5년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20여년 동안 손 놓고 있다 일몰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야 늑장대응을 하는 국토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이달까지인 우선관리지역 선정 진행 상황조차 모른 채 지자체의 문제로 떠넘기는 분위기다.

지방채 이자 지원방안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지자체에서도 도심공원 일몰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방채 발행 자체가 상당히 까다로운데다 지자체 입장에서 지방채 이자 지원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지원이라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우선관리지역 선정이나 집행은 최종 책임권이 있는 지자체에서 하는 일이다”라며 “이달까지 우선관리지역을 확정할 계획이긴 하지만 아직 국토부에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도 최종 정부 예산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하는 다음달 2일에나 국토부에서도 지자체에서 선정한 우선관리지역이나 정확한 예산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등 과감한 제도완화 필요

이와 함께 공원 용지의 일괄 실효를 막기 위한 또 다른 대책인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도 난항을 겪는 중이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은 민간사업자가 공원 면적의 70% 이상을 조성해 기부채납 하는 경우 나머지 30%나 지하에 비공원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제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통해 공원 용지 중 공원 외 시설로의 개발이 가능한 용지가 제한적이다.

때문에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도시·군관리계획수립지침’ 등 일부 법령이나 제도 등의 수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2년 후 도시공원 일몰제가 실행되는데, 지자체들이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지방채를 추가로 발행하도록 하고, 정부에서 그 이자를 지원해주는 수준으로는 도움이 부족하다”며 “제도의 과감한 완화와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현 수준의 공원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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