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중시하는 직장인 증가…2030겨냥한 문화센터 강좌 확대
근로단축 시행 후 소비트렌드 변화…취미용품 매출 급증
#. 직장인 정모 씨(30)는 이달 초부터 퇴근 후 여가 활동을 즐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정 씨가 선택한 것은 발레 강좌. 정 씨는 발레 수업을 위해 일주일에 2회씩 백화점을 방문한다. 정 씨는 "발레를 하는 동안 낮에 받았던 직장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거 같아 수업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정 씨의 사례처럼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로제'가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주요 사회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문화센터 주 이용층이 주부에서 직장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가 생활을 즐기는 워라밸족이 늘어나면서 일명 '워라밸 제품'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는가 하면, 관련 제품 구성을 늘리며 고객잡기이 나섰다.
24일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한 달(6/23-7/22)간 홈 베이킹 가전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123%) 증가했으며, 공작용 만들기 재료나 미술재료 등 소소한 미술활동을 위한 제품 판매도 각각 11배 이상(1017%), 2배(100%) 늘었다. 이 밖에 네일스티커 판매도 4배 이상(338%)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G9는 오는 31일까지 '금손의 취미생활' 기획전을 열고 홈베이킹부터 웹툰이나 디제잉 등 다양한 종류의 취미용품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위해 각종 취미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마련됐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일찌감치 변화의 조짐을 포착하고 고객 잡기에 나섰다. 워라밸을 찾는 2030세대를 겨냥한 강좌를 강화하는 등 '칼퇴족'을 위한 저녁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5일부터 가을 학기 문화센터 강좌의 접수를 시작한다. 이번 가을 학기는 봄여름 학기보다 직장인들을 위한 워라밸 관련 강좌를 50% 이상 늘린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20∼30대 직장인을 위한 '디제잉 스쿨'을 비롯해 '100만원으로 떠나는 효율 여행', '감성 여행 사진 찍기' 등 힐링파트 강좌도 마련됐다.
신세계백화점은 29일까지 '워라밸 페어'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강좌를 반영한 문화센터 프로그램과 피트니스 브랜드를 한곳에 모은 쇼핑 이벤트 등이 포함됐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는 직장인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강좌 92개를 신설해 평일 오후 6시 이후와 주말에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지난 19일부터 문화센터 가을학기 수강신청에 일제히 돌입했다.
이마트는 오는 9월 7일까지 문화센터 가을학기 수강인원을 모집한다. 직장인들을 겨냥한 이색 취미 강좌와 워킹 맘&대디를 위한 육아 프로그램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저녁 강좌를 30%가량 늘리면서 취미 관련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기존 저녁 성인반은 피트니스 수업이 주를 이뤘으나 이번에는 무용, 그림, 악기 등으로 다양화했다.
홈플러스는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되는 문화센터 가을학기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가을맞이 정리정돈 미니멀 라이프, 하루 한번 마음을 채우는 책꽂이 등의 특강을 비롯해 아빠와 함께하는 문센데이, 발표회 형식의 '강좌 콘서트' 등도 개설한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7일까지 가을학기 회원을 모집한다. 평일 저녁시간을 활용한 강좌와 아빠랑 함께 하는 강좌 등을 추가로 개설한 점이 특징이다.
이 중 평일 오후 시간에 진행하는 강좌가 약 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의 건강(요가·리듬체조 등), 취미생활(종이접기·가야금 등) 등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많다. 향후 롯데마트 문화센터는 워라밸 시대를 맞아 평일 저녁시간 강좌를 전체 강좌의 10% 이상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일반적인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는 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요리·꽃꽂이 등이 대세였다면 최근 각 업체들의 워라밸 열풍과 함께 새롭게 유입되고 있는 2030 직장인을 대상으로 문화체험이나 자기 계발에 중점을 둔 강좌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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