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상황진전 있나…중·러 협조 주목
단기에 ‘완전한 비핵화’ 현실적 어려움 고려?
北 협상 전술에 또 말렸나
중간선거, 재선 앞두고 성과 선전 주력
물밑 상황진전 있나…중·러 협조 주목
단기에 ‘완전한 비핵화’ 현실적 어려움 고려?
北 협상 전술에 또 말렸나
중간선거, 재선 앞두고 성과 선전 주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시간제한도, 속도제한도 없다”며 “그저 프로세스를 밟아갈 뿐”이라고 발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비핵화 문제를 속전속결로 해결하겠다는 기존의 ‘일괄타결론’을 뒤집은 것으로,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상황 진전이 있거나 보다 현실적인 비핵화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북한의 전형적인 협상전술에 말려들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물밑 상황진전 있나…중·러 협조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초청해 미·러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북한의 핵무기 제거에 100% 동의했고 러시아가 해야 하는 모든 것들을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핵담판에 대해 ”막후에서 아주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성과 도출을 자신했다. 이같은 발언은 북미간 물밑 접촉 및 중국·러시아의 적극 협조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핵 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북핵 위기 고조는 자칫 한국과 일본의 핵 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동북아 세력 확장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탓이다. 북한과 지정학적으로 최근접한 중·러의 협조는 북한의 핵폐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단기에 ‘완전한 비핵화’ 현실적 어려움 고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압박하기 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통해 원만한 비핵화 합의를 이루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등 강경한 비핵화 프로세스를 일관적으로 제시했다가 북한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이를 명문화하지 못해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도화된 핵 전력을 2~3년의 짧은 시간표를 설정해 제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고 단계적 보상 원칙을 수용해야 합의가 성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北 협상 전술에 또 말렸나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협상전술에 말린 미국의 협상력이 대폭 약화됐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북측의 의도적인 시간 끌기로 조급함을 느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조건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비핵화 논의가 지연 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줄어들고 대북제재는 완화되면서 미국의 협상력이 약화는 불가피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면서 경제제재에 구멍을 뚫었고 한미연합훈련 중단으로 안보 부담까지 덜은 상황이다.
이에 외교가는 협상 카드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 일부만을 우선적으로 제거하는 졸속합의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불완전한 비핵화 내지 핵 군축 합의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중간선거, 재선 앞두고 성과 선전 주력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하고 과시욕이 매우 강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 선전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없어도 북한의 진정성을 거듭 주장하며 여론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2020년 재선을 앞두고 비핵화 성과 도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북미정상회담 및 폼페이오의 3차 방북이 사실상 ‘빈손’에 그쳤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신뢰 및 친분 관계를 거듭 강조했고, 지난 12일에는 친서 내용을 공개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 연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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