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손질한 종부세…강남 집값 하락할까
“강남권 심리적 타격 있겠으나…집값 급락보다는 관망세”
정부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개편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시장 전망은 크게 엇갈렸다. 이번 종부세 개편으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이 일치했지만, 과연 강남 집값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에 따르면 종부세 비율은 현행 최고 2%에서 2.5%로 0.5%p 오른다. 종합합산토지분 세율도 최대 3%, 별도합산토지분 세율도 최대 0.9%까지 오르면서 종부세 대상은 34만6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과세 대상이 확대되면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역시 타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특히 서울에서도 강남권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개편이지만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만큼 매수자들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보유세 개편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강남권이라고 본다. 최근 2~3년 간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커 보유세 부담도 큰데다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으로 악재가 몰려 있어 강남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점진적이긴 하나 재건축 등 고가 부동산을 많이 보유할수록 세 부담이 강화되는 구조라 강남권 거래시장의 심리적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투매나 급격한 가격하락은 없겠으나 매매가격은 보합과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강남 집값이 오른 것에 비해 이번 보유세 개편안으로 세금이 조금 더 나온다고 해서 집을 급매로 내놓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실제로 공시가격이 13억5200만원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5㎡를 소유한 1주택자는 현재 112만8192만원의 종부세를 내지만, 공시가액 비율을 85%로 높이면 119만8704원으로 7만원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친다.
보유세 증가율이 6.10%로 보유세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171㎡ 소유자의 경우에도 현재 507만3984원에서 585만9648원으로 종부세가 78만원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이 아파트는 공시가 23억400만원이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2년간 강남 집값이 최대 10억원 가까이 오른 곳도 있는데 고작 세금 100만원 더 나온다고 집을 싸게 내놓을 사람이 있을까 싶다”며 “시세 증가폭이 세금 증가폭보다는 훨씬 커 집값 역시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의 경우도 공시가 합산액이 15억원을 넘지 않으면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공시가 13억5200만원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와 11억8400만원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120㎡를 가진 경우 공시가액비율을 80%에서 85%로 올리면 종부세 872만5056원에서 1337만2405원으로 465만원 늘어난 세금을 낸다.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격 합한 것과 비교하면 세금 증가폭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다주택자인 자산가들에게는 이번 세금 인상이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주택자들이 보유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집값 급락보다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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