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와의 전쟁 선포한 대학, 학생회가 직접 탐지 나서
“불법촬영에 엄중한 처벌…몰카 줄어들 것”
A 대학교 화장실 문 앞에는 ‘몰래카메라 점검표’가 붙어있다. 화장실 청소점검표처럼 생긴 이 점검표는 학생회에서 정기적으로 몰카탐지기를 이용해 점검한 후 점검 결과를 표시하고 있다.
B 대학교 학생회는 불시에 몰래카메라 단속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SNS에 공유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고, C 대학교 학생회는 여자화장실 비상벨 확충과 화장실 몰카 탐지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아예 몰카 탐지기를 학생회실에 구비해놓고 학생들에게 빌려주는 학생회도 있다.
최근 대학에서 잇따라 화장실에 설치된 몰카가 적발되고, 학생들이 불안에 떨자 대학 학생회에서 몰카 탐지에 나서기 시작했다.
경찰청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몰카 범죄’는 2009년 807건에서 2016년 5185건으로 폭증했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학교 측에 몰카탐지를 요청해도 학교 측이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여대 중심의 일부 학교 총학생회와 학내 몰카 탐지작업을 협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탐지장비가 첨단화되고 있지만, 일반적인 몰카탐지기로는 찾아낼 수 없는 몰카도 많아 전문업체에 의뢰하거나 업체로부터 교육을 받은 뒤 실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초소형 카메라를 판매하는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안경은 물론 단추, 라이터, USB, 차키, 손목시계, 보조배터리 등 일상적으로 몰카라고 의심하기 힘든 모양의 카메라들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검색창에 ‘초소형 카메라’를 검색하면 누구나 쉽게 초소형카메라 만드는 법도 알아낼 수 있다. 최근에는 나사못 모양의 카메라가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탐지기도 적외선, 전자파 등 종류마다 사용법이 다르고 몰카가 점점 다양화되면서 전문 교육 없이는 적발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며 “정말로 몰카를 근절하려면 불법촬영물과 관련해 카메라 설치자, 영상 유포자 할 것 없이 엄중한 처벌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안업계만 호황을 누릴 것이다. 요즘 등록제가 대안으로 제시되는 거 같은데 그것도 해외에서 구매하면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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