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방 청약 양극화 '극심'…미분양 증가 ‘엎친데 덮친격’
이달 지방서 청약마감한 11개 단지 중 7개 단지 청약 미달
지방 미분양 적체 심해지고 있고, 하반기 대규모 아파트 공급 등 악재 많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 청약시장의 차이를 더욱 넓히고 있다.
대출규제와 전매제한에도 수도권 청약시장은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은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미분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누적되고 있어 앞으로 지방 청약시장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올 하반기 32만가구의 아파트가 추가로 공급 예정돼 있어 일부지역에는 ‘묻지마 청약’과 ‘미분양 대란’이 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부동산 시장 업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속됐던 청약 시장 양극화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실제 이달(27일 기준)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 22곳 중 수도권에서 청약을 실시한 11개 단지는 대부분 순위내 청약에서 마감됐다.
물론 경기도에 들어선 단지의 경우 일부 주택형이 2순위에서 마감되거나 주인을 찾진 못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수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그런데 지방의 경우 11개 단지는 중 7개 단지가 청약자를 채우지 못하고 미분양 아파트 꼬리표를 달게 됐다.
이달 19일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는 전체물량 495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5385명이 몰리며 평균 3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서울 양천구 ‘래미안 목동아델리체’도 총 399가구 모집에 1만190명이 몰리면서 평균 25.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영등포구 문래동 ‘e편한세상 문래’는 134가구 모집에 4236명이 접수해 평균 3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은 단지들도 높은 경쟁류로 잇따라 마감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청약을 마감한 경기도 ‘미사역 파라곤’ 역시 809가구 모집에 8만4875건의 청약 접수가 이뤄지며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4.91대 1에 달했다.
또 이달 인천에서 유일하게 공급된 학익동 힐스테이트 학익 역시 490가구 공급에 1950명이 청약해 평균 3.9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만 경기도 의정부 고산 C5블록 대방노블랜드와 포천 송우1 서희스타힐스 등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청약자를 다 채우지 못했다.
반면 지방은 청약제로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분양된 산방산 코아루 아이비타운의 경우 54가구 공급에 청약자수는 총 6명에 불과했다. 또 충남 당진 수청동에 자리할 당진 대덕수청A3-1 시티프라디움의 경우도 369가구 모집에 39명만이 청약 통장을 썼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 청약시장에는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지방은 외면받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달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은 전달에 비해 5.1% 감소한 것에 비해 지방은 1.6% 증가하며 시장상황이 악화일로를 보이고 있다.
현재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는 5만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악성 미분양으로 알려진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57가구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주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 인상 권고안이 공개되면서 지방 분양시장에 대한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올 하반기 전국에서 입주할 아파트가 32만 가구에 달하는데, 미분양이 해소되지 못한 채 공급이 지속되면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지방의 경우 전매제한 해제, 양도세 중과 유예 등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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