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강하다' 도시정비 업계 중견건설사 컨소시엄 수주 확대
출혈 경쟁 피하고, 사업비 절감과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 누릴 수 있어
컨소시엄 구성 최종 수주 성공의 관건으로 평가 받기도
도시정비 업계에서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권을 따내거나 대형사와 맞붙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여러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알짜 사업지의 경우 경쟁사로 떠오르던 건설사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한다.
이는 가능한 출혈 경쟁을 줄이고, 대형사 못지 않은 입찰조건을 제시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전략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묘수가 최종 수주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27일 도시정비 업계에는 컨소시엄 구성으로 대규모 정비사업 사업을 수주하려는 중견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 올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주요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은 총 21건으로, 이중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건수는 거의 3분의 1 수준인 7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3일 한화건설·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대전 도마·변동9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곳은 서구 도마동 181-1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29층 아파트 846가구를 짓는 1626억원 규모의 대형 공사다.
입찰경쟁에는 한화건설·한진중공업 컨소시엄과 코오롱글로벌 등 정비업계가 강자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해 맞붙었다.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한 사업조건들은 3.3㎡당 공사비 425만원, 공사기간 33개월 등으로 경쟁사보다 입찰조건이 좋았다.
이로써 한화건설은 이미 시공사로 선정돼 있는 인근 도마·변동8구역과 함께 약 2700가구의 대단지를 형성할 예정이다.
도마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도마·변동8구역은 이주단계에 들어선 상태로 1구역, 3구역, 11구역 개발이 모두 완료되면 ‘유등천 라인’을 따라 형성된 도마동 일대 주거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2일에는 일성건설·우미건설 컨소시엄(TRUE LYNN 사업단)이 대구 노원2동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날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트루린 사업단(TRUE LYNN)이 경쟁사인 제일건설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대형사들이나 제시할법한 명풍 특화 설계를 제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루린 사업단은 6대 명품 특화 등을 제안해 조합원들의게 큰 호응을 받았다. 6대 명품 특화는 ▲세대설계 특화 ▲첨단시스템 특화 ▲보안안전 특화 ▲수납공간 특화 ▲지하주차장 특화 ▲관리비절감 특화다.
이와 함께 대전 중구 대흥4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에는 계룡건설산업·한진중공업 컨소시엄, 모아종합건설이 각각 출사표를 던져 2파전 구도가 확정됐다.
다만 일부 사업지의 경우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고 있어 중견사들의 수주 경쟁력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경남 창원시 대원1구역(재건축)이 시공자 선정에 나서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은 오는 7월 17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으로, 입찰에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는 입찰보증금 45억원을 입찰마감일까지 조합 계좌에 납부해야 하고, 컨소시엄 입찰이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구성은 정비사업 물량가뭄에 따른 중견사들의 자구책이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사업비가 절감되면서도 브랜드 가치가 상승해 조합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며 “그러나 단지 규모가 커도 매출이 크지 않고 수익도 낮아 일부 건설사들은 컨소시엄 구성을 꺼려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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