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33년까지 집권 가능…반 서방 행보 ‘촉각’
“터키와 협력 강화는 우리 외교에 부정적 이미지 위험”
최대 2033년까지 집권 가능…반 서방 행보 ‘촉각’
“터키와 협력 강화는 우리 외교에 부정적 이미지 위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반(反) 서방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궁극적으로 한국·터키 양국 우호 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터키는 지난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전환했다. 대통령 임기는 5년에 중임할 수 있고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을 재임할 수 있다. 이론상 에르도안 대통령은 2033년까지 집권이 가능한 셈이다.
이슬람 문화권에 속하지만 개방적인 국가인 터키는 195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하는 등 나토 동맹국 임무를 수행하며 서방세력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터키는 6.25전쟁 당시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 규모로 많은 1만4000명의 병사들을 한국에 파병했다. 이는 양국이 ‘형제의 나라’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2011년 에르도안은 3번째 총리 연임 성공 이후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펼치기 시작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한때 이슬람과 자유민주주의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준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인체제를 공고히 하는 권위주의 리더로 추락해 개인권력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지향 센터장에 따르면 2013년 에르도안은 이스탄불 게지 공원의 재개발에 항의하는 평화 시위대를 초강경 진압하면서 당내 온건파와 갈등을 빚었다. 2014년 직선제 대선에서 에르도안은 52% 득표로 대통령에 선출되면서 일인지배 체제를 본격화하고 당내 온건파를 축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6년 7월 자신을 겨냥한 쿠데타가 실패하자 강도 높은 공안 통치를 실시해 공직자 15만 명 이상을 해임하고 5만 명 이상을 체포했다. 지난해 프리덤 하우스가 평가한 터키의 민주주의 지수는 전년대비 2단계 하락했고 언론 자유의 지수는 독재체제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됐다.
또 2016년 중견국 외교를 강조한 아흐메트 다부트오울루 총리가 사임하자 돌연 시리아와 관계 개선을 선언하고 더불어 러시아, 이란과 급속히 가까워졌다. 이들은 서방세계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국가들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2016년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미국으로 망명한 페툴라 귤렌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고 유럽연합은 터키의 권위주의 역행을 비판하면서 터키와 서방의 관계는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다.
에르도안 정부의 반 서방 행보가 지속되면 한국·터키 관계는 표류상태에 놓이거나 국제적 현안을 두고 의견차를 빚으며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장 센터장은 “한국은 국제규범과 인도주의 원칙을 따르는 중견국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며 “권위주의 퇴행으로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은 에르도안 정권과 중견국 외교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엔 양국 간 공통분모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경제 협력이라도 강화할 경우 한국은 이윤과 사업에만 관심이 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혀지는 위험이 있다”며 “군사 협력 역시 에르도안의 대규모 군부 숙청으로 인해 기존의 인적 네트워크망이 사라져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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