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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스리백’ 기성용에게 어울릴 에릭센 역할


입력 2018.06.02 14:18 수정 2018.06.02 10: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기성용 시프트 가동했지만 보스니아에 3골 헌납

창의적이고 날카로운 패스 갖춘 미드필드 적합

기성용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처럼 날카로운 패스로 득점 기회를 창출하고, 정교한 슈팅으로 득점을 노릴 수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반전 카드가 필요하다. 이대로라면 모든 이의 예상을 뛰어넘기 어렵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와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대표팀은 이날 패배로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전(1-1) 이후 이어온 A매치 홈 16경기 무패(13승 3무) 행진을 마감했다.

전반전은 대등했다.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황희찬과 손흥민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7분 터키에서 활약하는 에딘 비스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이재성이 볼에 대한 집념과 멋진 마무리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에 4만 1254명의 관중이 들어찬 전주월드컵경기장이 뜨겁게 달아올랐고, 승리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대표팀은 전반 막판에 이어 후반 34분 비스카에게 연속 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비스카는 뒷공간이 허술한 대표팀 수비를 마음껏 공략했고,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와 문선민, 김신욱 등을 투입해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열린 경기였던 만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까지는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김민재와 장현수 등 주전 선수들의 이탈 때문인지 수비는 더욱 불안했다. 오반석이 A매치 첫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아웃됐고, 윤영선과 권경원 등 어느 누구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수비 숫자는 안정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였다.

기성용이 스리백 수비의 중심축 역할을 맡으면서 공백이 생긴 중원도 답답했다. 상대 압박에 맞서지 못해 불필요한 백패스를 남발했고, 창의적인 침투 패스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과감한 중거리 슈팅은 보이지 않았다. 후방에 처진 기성용에게 볼을 전달하는 모습이 가장 많았다.

공수 양면의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기성용을 2선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날 대표팀은 수비와 중원은 물론이고 공격 역시 만족스럽지 않았다.

손흥민과 황희찬, 이재성 등이 삼자 패스를 통해 슈팅을 노리는 장면이 몇 차례 있었지만 매우 적었다. 기성용이 후방에서 전달하는 장거리 패스에 크게 의존했다.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보스니아를 상대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공격 옵션이 본선에서 통할 리가 없다.

기성용은 대표팀에서 가장 킥력이 뛰어난 선수다. 창의적이고 날카로운 패스, 슈팅 모두 가능하다. 그는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의 ‘마법사’ 크리스티안 에릭센처럼 날카로운 패스로 득점 기회를 창출하고, 정교한 슈팅으로 득점을 노릴 수 있다. 중앙 수비수를 볼 만큼 수비력도 빼어나다.

기성용의 전치 배치시 공수 능력을 겸비한 박주호를 투지 넘치는 고요한과 함께 3선에 배치한다면 수비 안정과 빌드업에 대한 걱정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다. 이미 기성용을 후방에 둔다고 해서 수비가 안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히려 기성용이 후방에 있어도 한국의 공격은 그가 아니면 시작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봤다.

이에 팀 동료들이 기성용이 지고 있는 수비 부담을 나누어주고, 그의 공격 재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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