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시장 쪼그라들며 수도권 전월세 활발…가격은 약세
서울·경기 전월세 거래량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증가해
경기도 본격적인 입주폭탄으로 서울서 이동한 수요 많은 것으로 나타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직격탄으로 서울·경기도 아파트 매매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도 전월세 거래는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거래량이 늘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지난 3월 잠시 주춤했던 전월세 거래량이 전달인 4월에 비해 증가세를 보이며 2개월 연속 거래량이 확대됐다.
이는 정부의 규제가 잇따르며 매매뿐 아니라 전월세 등 전반적인 서울·수도권 주택 시장이 침체기에 빠질 것이란 전망과는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내집마련 수요들이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자 매매에서 전월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또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입자들이 입주물량이 많아 전셋값이 약세인 경기도로 빠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의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전월세 간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매매시장은 약세가 깊어지며 거래가 끊긴 반면, 전월세는 오히려 거래량이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조사한 31일 기준 지난달 서울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9613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달인 4월 9621건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8841건보다 거래량이 증가했다.
서울에서 강남권의 전월세 거래량 증가세가 눈에 띈다. 강남은 4월 785건→5월 787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강동구는 4월 438건→5월 490건, 서초구는 4월 531건→5월 540건으로 조금씩 거래량이 늘었다.
다만 송파구의 경우 올 하반기 대규모 입주물량이 앞두고 4월 839건→5월 793건으로 거래량이 줄었다.
경기도는 전월세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이 조사한 지난달 경기도 전월세 거래량은 1만6220건으로 전달인 4월 1만5928건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만5327건, 4월 1만5197건보다도 거래량이 많은 셈이다. 다만 입주물량이 많은 수원시(4월 1286건→5월 1197건)와 용인시(4월 1406건→5월 1348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의 전월세 거래가 활발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서울 수도권에서 전월세값이 오랜만에 소폭 하향 조정되며 일부 매매수요가 전월세 수요로 갈아탔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7주 이상 하락세를 이어온 서울 전셋값은 지난 한달동안 무려 0.20% 하락했고, 같은 기간 경기·인천 전셋값은 0.19%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표상으로는 서울 전셋값이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세입자들이 느끼는 전셋값 부담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최근 서울 인근 경기도에서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평소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전세물량이 나오자 서울 수요들이 경기도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통계청 인구 이동현황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통계청이 조사한 4월 인구 이동현황을 보면 인구 순유입이 많은 곳은 경기도(1만2780명)에 이어 세종(3638명), 충남(1166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구 순유출이 많은 곳은 서울(1만67명), 부산(2370명), 대전(1746명) 순으로 집계됐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통상 시·도 내부의 인구이동은 '주택 요인'이 가능 큰 편”이라며 “서울은 물론 수도권의 전셋값은 당분간 하향 조정기간을 거친 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