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對 ‘無동력’ 국회 평가 공존
정세균, 선진화법 개정 수차례 언급
‘몸싸움’ 對 ‘無동력’ 국회 평가 공존
정세균, 선진화법 개정 수차례 언급
2012년 개정된 국회법인 ‘국회 선진화법’은 동물국회를 막았다는 평과 식물국회로 전락했다는 평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여야가 국회 폭력사태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만든 선진화법의 핵심조항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한 것.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이나 안건 처리를 금지하자는 의도다.
선진화법 이전에는 법률안을 상정하려는 측과 이를 막으려는 세력의 물리적 충돌이 빈번했다. 이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몸싸움이 잦았던 18대 국회는 흔히 동물국회, 선진화법이 본격적으로 적용돼 폭력행사는 없었지만 법안처리가 더뎠던 19대 국회는 식물국회라는 평을 받았다.
18대 국회는 여야 간 충돌과정에서 본회의장에 최루탄이 터졌고, 전기톱과 해머까지 동원됐다.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해 의장석을 점거하거나 본회의장을 가로막는 일은 예사였다. 동물국회라는 오명이 억울하지 않다.
19대 국회에서는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법안처리가 어려웠다. 야당은 선진화법을 악용해 쟁점법안마다 발목을 잡았다. 선진화법의 취지는 좋지만 다당제나 여소야대의 국회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들은 선진화법 개정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 의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행 국회선진화법에서 의장의 직권상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가 아니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들의 합의가 있어야만 의안을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국회선진화법이 동물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 중에 한 부분”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여야가 국회법 개정을 위해 논의하고 있으나 이 역시 국회 공전으로 수면 아래 가라앉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작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동물국회보다 식물국회가 낫다고 생각하지만, 식물국회가 식물정부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국회 내부에서도 높다”며 “다당제라는 몸에 맞지 않는 법”이라고 선진화법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게 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홍 대표가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11일 김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21대 국회부터 효력을 발생하긴 하지만 국회 선진화법을 손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민생문제를 포함, 국회선진화법까지 손을 봤으면 좋겠다. 한국당도 국회선진화법에 대해선 이의가 없으니까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선진화법은 개선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없다보니 안타깝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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