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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호랑이 금감원장…'신중모드' 속 첫 행보는 "독립성 확보 고민"


입력 2018.05.08 14:04 수정 2018.05.08 14:19        배근미 기자

소신있게 ’브레이크’ 걸기 위한 첫 과제…“독립성·안정성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현안에 말 아껴…‘신중모드’ 고수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첫 번째 임무로 금감원의 독립성 확보 카드를 들고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산적해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다소 말을 아끼면서도 금융정책과 감독을 분리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에 대한 고민과 개선을 통해 금융산업에 대한 원칙적이고도 우회적 규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은 8일 오전 제13대 금융감독원장으로 취임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취임식을 통해) 앞으로 금융감독을 잘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것이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이기도 하고 금감원의 올바른 이름(正名)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신임 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감독당국 본연의 역할을 연신 강조했다. 특히 금감원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떠한 외부의 흔들림도 없는 견실한 금융감독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부분을 공고히 했다. 윤 원장은 “금융시장과 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위험관리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갖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금융을 감독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는 금감원이지만 정책당국에 발이 묶여 온전히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어려움과 향후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고민도 함께 언급했다. 과거 금융위의 해체를 주장했고 지난해 금융행정혁신위원장 재직 당시 금융당국에 ‘금융산업(액셀)과 금융감독(브레이크)을 구분하라’고 권고하기도 한 윤 원장은 "주어진 틀 안에서 어떻게하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금융감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며 한발 뒤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윤 원장은 “여태껏 한국금융의 역사가 험난했던 만큼 감독당국이 본연의 역할에서 좀 멀어져 있던 것도 있다”며 “이제 조금씩 바로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감독체계 개편은) 굉장히 복잡한 사안들이 얽힌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칼로 무 자르듯 개선하기는 어렵지만 감독의 본질에는 충실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원장의 첫 시험대로 예고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방이나 삼성증권, 가상화폐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오후 검사 결과 발표가 예정된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에 대해서도 "오후에 발표될 것"이라며 발언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원장은 “그(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지금 어떠한 말도 할 수 없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달 중에 최종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이슈에 대해서도 “1차적으로 금감원이 다룰 이슈가 아니다”라면서 “좀더 공부하고 추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선을 그었다.

윤 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앞서 ‘강경 노선’을 유지한 전임 원장들에 이어 또다시 ‘호랑이’라는 현재 이미지와 금융혁신에 대한 강경 발언들이 자칫 금감원 내부 안정 및 금융혁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담감으로 해석된다. 윤 원장은 이날 전임 원장 논란 등에 따른 신임 원장으로서의 심경에 대해 “무엇보다 감독원 직원들의 마음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그런 것을 추스르고 차근차근 정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른바 무리한 돌진보다는 법과 원칙, 견제와 균형을 통한 우회적고도 소신있게 단행하겠다는 금융감독 방향을 밝힘에 따라 윤 신임 원장은 당분간 개별적인 금융 현안에 있어서는 신중한 행보를 유지하고 대신 감독당국으로서의 독립성 확보와 금융감독 강화를 위한 밑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 혁신이란 이른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더디고 아픈 과정이 있겠지만 본분을 잃지 않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한다면 금융혁신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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