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2] 회담장 미리보기…금강산 그림, 테이블 폭 2018㎜
"민족적 비원" 담아 신장식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전시
두 정상 2018mm 간격 앉고 '한반도 산천' 의미 푸른 카펫
60년 남북 분단 상황에서 금강산은 ‘잃어버린 과거’인 동시에 ‘다시 만날 미래’의 상징으로 인식돼왔다.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첫 만남을 하는 2018 남북정상회담에선 금강산의 기상을 담은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회담장에 전시된다.
청와대는 25일 판문점 평화의집 내 회담장에 전시할 미술품을 공개하고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 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 하는 명산”이라며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해당 작품의 작가인 신장식은 1988년 서울올림픽 미술감독을 맡으며 민족적 비원(悲願)을 담은 금강산을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금강산을 10여 차례 방문하며 ‘금강산 12경’과 사계절마다 변하는 금강산의 모습을 담는 등 이른바 ‘금강산 작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와 함께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번 회담의 슬로건을 회담장에서도 구현하기 위해 전시미술품을 포함해 정상회담 테이블, 정상용 의자, 실내 인테리어에도 각각의 의미를 담아 구성했다.
카펫 색깔부터 '테이블 폭' 수치까지 의미 부여
기존 정상회담장은 한라산을 전경으로 한 미술품 아래 각진 사각형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남측은 왼쪽, 북측은 오른쪽 가운데 출입구를 통해 각각 개별 입장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장 정문 입구를 통해 동시에 입장키로 했다.
정상회담 테이블은 궁궐의 교각 난간형태를 모티브로,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특히 정상들이 앉는 테이블 중앙 지점의 폭은 2018mm로 제작해 정상회담이 열리는 해를 상징토록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이 앉을 의자는 한국전통가구의 짜임새에서 볼 수 있는 연결의 의미를 담아 제작됐으며, 등받이 최상부에는 한반도 지도 문양을 새겼다.
청와대는 “통상적으로 딱딱한 사각형이 아닌 라운드형 상판으로 제작함으로써 휴전선이라는 물리적인 경계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한번도 평화 정착 실현을 위한 역사적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역사적 기념물로 보존할 만한 가치를 지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회담장 실내는 한옥의 대청마루를 모티브로 한옥의 내부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나도록 조성됐다. 회담장 양쪽 벽면은 못이나 접착제를 사용하는 대신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제작해 뒤틀림 없이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는 전통창호를 설치했다. 또 회담장 카펫은 ‘한반도 산천’을 의미하는 푸른 계열로 선정됐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견고한 남과 북의 신뢰관계가 전통창호처럼 오래도록 이어지길 희망하는 의미”라면서 “한반도 산천의 아름답고 푸르른 기상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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