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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해빙 테마주 도 넘는 기대...봄 증시 뇌관 우려


입력 2018.04.23 06:00 수정 2018.04.23 06:41        이미경 기자

남북경협 관련주 주가 변동성 커

신용잔고 증감액도 큰 폭 증가

막연한 기대심리로 올랐다가 급락세로 전환되는 테마주의 특성상 최근 봄기운이 만연한 증시에까지 찬물을 끼얹을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경협 테마주들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단기차익 가능성이 높은만큼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해말까지 살얼음판을 걷던 남북간 관계는 최근 급해빙 무드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5일 앞으로 다가오는 정상회담과 미국 대통령의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언급까지 회자되며 남북경협 관련주도 같이 뛰고 있다. 문제는 남북해빙기와 맞물려 뛰는 남북경협주들의 급등세가 언제까지 지속되느냐에 이목이 쏠린다.

막연한 기대심리로 올랐다가 급락세로 전환되는 테마주의 특성상 최근 봄기운이 만연한 증시에까지 찬물을 끼얹을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단기차익 목적 남북경협주, 주가변동성 우려

최근 남북간의 관계가 급진전되면서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가 덩달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까지 국내 증시는 물론 경기 전반에 악재 요인으로 부각되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몇달만에 소멸되며 남북경협과 관련된 테마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치거나 급등세를 나타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남광토건은 지난 20일 장마감기준으로 전날보다 5400원(20.73%) 급등한 3만1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광토건은 개성공단에 위치한 건설사라는 이유로 지난 19일 상한가를 친데이어 20일에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남광토건의 지난 1개월 간 매매회전율을 보면 거래량회전율이 10%를 넘으며 장중 주가변동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화전기도 지난 19일 지난 2003년 개성공단에 전력관련 시스템을 수주한 전력 등으로 남북경협주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상한가로 치솟았다. 좋은사람들도 지난 19일에는 이화전기와 함께 상한가로 치솟았다. 하지만 하루만에 이화전기의 상승재료가 소멸되면서 전날대비 2.67% 상승에 그치며 장을 마쳤다. 좋은사람들은 오히려 전일대비 5.44% 뒷걸음질쳤다. 아울러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광명전기가 이날 1.15% 상승에 그쳤고, 현대엘리베이는 0.96% 하락세를 기록했다.

신용융자 거래는 개인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상승을 예상해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매매방식인데 남북경협 관련주들 중에 특정 종목들의 거래가 집중됐다.

신용잔고 증감액으로 따져보면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편차가 있긴 하지만 일부 종목들은 신용잔고 규모가 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사람들의 신용잔고는 40억8900만원으로 전월말보다 14억7300만원이 늘었다. 광명전기도 114억6500만원으로 전월말대비 64억1300만원이 급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778억6300원으로 671억5500만원이 늘었다.

하지만 이들 신용잔고액이 큰 종목들의 경우 단기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향후 주가 급락 요인이 되기도 한다.

남북 경제협력 가시화…건설주 포함 남북경협주 수혜 입을 듯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투자자들의 섣부른 통일론과 남북 경협주를 위시한 관련 수혜주 찾기로 표출되는 지금의 과열양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건설, 시멘트, 강관, 철도, 비료주의 강세현상은 단기간 내에 대규모 남북 경제협력 시도가 본격화되지 않는한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재료가 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특히 건설주가 남북정상회담이 열릴때마다 주목을 받았는데 2000년 6월 13~15일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정상회담 전부터 건설업 주가가 급등세를 보여 2000년 5월 22일부터 6월 12일까지 건설업종에서 약 69%가 올랐다.

2007년 10월 2~4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당시에도 건설업 주가는 정상회담이 진행되기 전인 9월 10일부터 10월 10일까지 약 17%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아직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만큼 남북경협 테마주들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시장 개방은 기대하지 못했던 신규시장인만큼 국내 건설사들에게 호재요인"이라며 "그동안 건설사들이 해외 신규수주 부진과 국내 주택시장 규제로 인한 타격으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남북경협 사업이 본격화되면 실적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 더욱 주가는 살아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설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낮아 주가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눈여겨봐야한다"며 "주요 건설사의 평균 ROE는 올해 12.1%로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적이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해외 신규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깔린 상황에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안정될 경우 남과 북을 잇는 남북 철도 사업과 북한을 넘어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 철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면서 관련 수혜주들이 당분간 시장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권역에 걸친 북방 경제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신북방정책이 가시화되면 정부 북방정책 주요 협의체 참여기업들의 주가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러 기업협의회 참여하는 상장사들은 삼성전자, 수산중공업, 노루페인트, 현대건설, 삼성물산, 현대상사, 포스코대우, 우리은행, 한국전력, SK텔레콤, 현대상선, 롯데지주, 한글과컴퓨터 등으로 남북경제 협력에 따른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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