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이션 버린 맨시티, 상처투성 맨유전

주중 챔피언스리그 의식하지 않고 올인

후반 2-0 리드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

[맨유-맨시티]맨시티는 맨체스터 더비 역전패로 얻은 것 없이 상처만 떠안은 채 리버풀전에 나서게 됐다. ⓒ 게티이미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꿈이 무너졌다. 맨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라이벌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맨시티는 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유에 2-3으로 패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향방은 맨시티쪽으로 기울어진 지 오래다. 맨시티는 이 경기를 앞두고 매직넘버 1을 남겨놓고 있었다.

맨시티는 주중 열린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0-3으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려 오는 11일 2차전에서 대역전극을 노려야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맨체스터 더비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택과 집중 대신 리그와 챔스 올인을 선언했다. 케빈 데 브라이너, 가브리엘 제주스, 카일 워커가 벤치에 대기했지만 사실상 1진에 가까운 라인업이었다. 맨체스터 더비라는 상징성, 리그 조기 우승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리버풀과의 2차전에 나서겠다는 것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복안이었다.

전반전까지 맨시티의 경기력은 완벽했다. 맨시티는 높은 볼 점유율과 패싱 플레이로 중원을 지배했고, 맨유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겨냈다. 뱅상 콤파니와 일카이 귄도안의 연속골로 2-0으로 리드했다. 맨유는 45분 동안 단 한 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이상하게 흘렀다. 맨시티의 수비 조직력이 와르르 무너졌다. 폴 포그바의 쇄도를 맥없이 내주며 순식간에 2-2가 됐고, 후반 24분 세트 피스에서 크리스 스몰링의 역전골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맨유의 투지와 결속력은 맨시티를 웃돌았다.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데 브라이너, 제주스,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차례로 투입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하지만 점수는 뒤바뀌지 않았다. 차라리 2진을 대거 출전시켜 맨유에 패했다면 최소한 챔스를 대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명분은 있었다.

맨시티와 달리 리버풀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 비록 같은날 벌어진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에버턴과 0-0 무승부에 그쳤지만 절반 이상의 1진들이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비축했다.

결과적으로 맨시티는 맨체스터 더비 역전패로 얻은 것 없이 상처만 떠안은 채 리버풀전에 나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