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청약시장 양극화 '확연'…지방 죽고, 중소건설사 고전
올 1분기 총 80개 단지 2만8071가구 공급, 평균 11.22대 1 기록
서울·수도권은 평균 수십대 1로 청약마감, 지방은 청약 제로단지 속출
전문가들 "청약 양극화 현상 이어지고, DSR 등으로 안심지역 사라질 것"
올 1분기(1~3월) 청약시장은 그야말로 양극화로 시작해 양극화로 마무리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분양시장은 청약열기로 끓어오르는 사이 수도권 외곽지역과 지방의 분양시장은 대부분 청약자를 채우지 못하며 고전을 이어갔다.
특히 대형건설사가 선보인 아파트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인 반면 브랜드 파워가 달린 중소건설사들이 내놓은 아파트들도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는 시장 불확실성이 점점 커진 가운데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는 과도기에 나타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에 침체 우려가 깊은 만큼 당분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1분기 모두 80개 단지가 공급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1개 단지보다 약 12% 늘어난 것이다.
공급된 아파트 가구수는 2만8071가구에 달한다. 청약자 수는 31만5152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11.22대 1을 기록했다.
청약 경쟁률로 따지면 지난해 같은 기간 10.36대 1보다 소폭 높아졌다. 80개 단지 가운데 1순위 마감단지는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28개, 2순위 마감 단지는 14개였다. 이 밖에 48개 단지 일부 가구는 청약에서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1순위 마감 단지 대부분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거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건설사 아파트였다. 반면 미달 단지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가 공급한 지방 아파트다.
올해 가장 먼저 청약을 받은 단지는 지난 1월 4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대우건설의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였다.
이 아파트는 285가구(이하 특별공급 제외)에 9765명이 몰려 평균 34.26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무리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청약을 시작한 제주 한림 오션 캐슬은 68가구 공급에 총 청약자는 7명에 불과해 시작부터 양극화를 나타냈다. 이 아파트 1순위에는 단 1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1분기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1월 31일 청약을 개시한 대구 중구 남산동 ‘e편한세상 남산’으로 평균 경쟁률 346.51대 1을 기록했다.
이어 같은 날 대전 서구 탄방동 ‘e편한세상 둔산’(1단지) 역시 321.36대 1, ‘e편한세상 둔산’(2단지) 241.91대 1를 기록하며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29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가 평균 79.9대 1의 경쟁률로 당해지역에서 청약을 마쳤다. 올 1분기 서울에서 청약을 실시한 단지 중 평균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올해 강남 최대 ‘로또’ 아파트로 관심을 모은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지난달 21일 1순위 청약에서 25.22대 1로 청약을 마감했다. 또 같은 날 수요자들에게 공급된 ‘논현 아이파크’도 평균 18.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 대부분에서는 청약 미달 단지가 잇따라 등장했다. 평균 경쟁률 1대 1을 밑돈 단지는 80개 단지 중 33개 단지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제주 한림 오션캐슬’과, ‘제주 대림 위듀파크’, ‘순창 온리뷰2차’, ‘연천 전곡 코아루 더클래스’ 4개 단지는 1순위에서 청약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민간분양 가운데 가장 적은 청약자를 모집한 단지는 ‘서귀포 마마뜰 노블레스’ 아파트로 30가구 모집에 청약자는 총 1명이었다. 순창 온리뷰2차 역시 126가구 모집에 단 2명 만이 청약 통장을 사용했다. 이와 함께 청약자 10명을 채우지 못한 단지도 9개 단지로 조사됐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대부분 브랜드가 생소한 중소건설사가 시공하는 단지라는 점이다. 또 경기도 외곽지역과 전남과 경북 등 지방에서 공급된 단지라는 점도 같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난해말부터 침체 우려가 깊었던 주택시장에 서울 강남권 분양단지들이 인기를 끌면서 온기가 도는 듯했지만, 이면에는 침체가 고스란히 나타나는 지역들이 있어 양극화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규제가 더해져 앞으로 서울과 수도권 분양시장도 100% 장담이 어려운 좌불안석 시작이 됐다”며 “서울은 워낙 공급에 비해 대기수요가 많아 당분간 안심할 수 있지만, 공급과 입주가 풍부한 수도권의 경우 지방에 이어 국지적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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