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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분 걸린 ‘4월27일 정상회담’ 합의…의제는?


입력 2018.03.29 15:35 수정 2018.03.29 16:45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오전 10시3분 전체회의 시작, 2대 2 접촉 낮 12시57분 마무리

정상회담 날짜, 실무회담 조율…핵심 의제 비핵화 조율 안된듯

29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함께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전 10시3분 전체회의 시작, 2대 2 접촉 낮 12시57분 마무리
정상회담 날짜, 실무회담 조율…핵심 의제 비핵화 조율 안된듯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이 약 72분 만에 속전속결로 종결됐다.

남북은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열어 정상회담 개최 관련 3개 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북은 우선 정상회담을 4월 27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4월 4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정상회담의 의전, 경호, 보도 실무회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남북은 기타 제기되는 실무적 문제들을 문서교환 방식으로 계속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당초 이번 회담에서 핵심의제인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조율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 3명은 오전 7시 30분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해 오전 9시 34분께 판문점 북측 통일각 입구를 통과하며 북측 대표단과 마주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고위급 회담이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통일각 로비에 마중나온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김명일 부장은 차례로 서서 우리 대표단을 맞았다. 리 위원장은 조 장관에 이어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게 악수를 건네며 "오랜간만입니다"라고 인사했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은 지난 1월 고위급회담에 이어 79일 만에 남북 대표로 다시 만나게 됐다. 남북 대표단은 "내려오는 길은 편안하셨습니까", "(올라)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서울에서 보고 또 만나니 반갑습니다"라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훈훈한 재회만큼 이어진 회담도 별다른 문제 없이 순항했다. 이날 회담은 오전 수석대표 중심의 전체회의에 이어 오후 공동보도문 협의를 위한 2대 2 대표단 협의로 이어졌다.

합의는 단 72분여 만에 이뤄졌다. 지난 1월 개최된 고위급회담은 11시간 만에 합의를 이뤘고, 길게는 2박 3일 마라톤회의가 이어진 전례로 봐서 비교적 빠른 합의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회의 南조명균-北리선권, AM.10:03~10:53

전체회의는 오전 10시 3분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남북 수석대표가 모두발언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교환했다. 발언은 북측 리선권 위원장, 우리측 조명균 장관 순으로 이어졌다.

29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리선권 위원장은 먼저 "남측 대표단 표정을 보니 오늘 회담이 잘 되리라 생각한다"며 우리 대표단에 대한 환영 인사를 건넸다.

리 위원장은 "오늘 남측 대표단 성원의 표정을 봤는데 모두 들어오는 거 보니 표정이 밝았다"며 "남북대화 관계 개선을 위해 애써오고 민족의 틀에서 하고 있는 남북 정상 상봉의 준비회담에 참가하니까 그거만으로도 민족을 위해서 뭔가 하나라도 기여하는 그런 성원이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에 조명균 장관이 평화와 통일을 연결하는 길에 함께 협력하자며 화답했다.

조 장관은 지난 1월 고위급회담을 회상하며 "첫술에 배가 부르랴, 시작이 반이다 이런 말을 드렸었는데 3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진행된 남북 간 일들이 그 이상의 좋은 성과를 많이 냈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첫술에 배가 부르랴 하는 그런 초심, 우리가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기보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잘 해나가야 한다는 마음도 다시 한번 오면서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전체회의는 남북 간 모두발언, 정상회담 일자 등의 상호 의견교환이 이뤄진 후 오전 10시 53분 마무리됐다.

29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동보도문 협의 2대 2 대표 접촉, PM. 12:35~12:57

뒤이어 남북 대표단 2대 2 접촉이 오후 12시 35분부터 57분까지 20여분 간 진행됐다.

우리측 천해성 차관과 윤영찬 수석, 북측 전종수 부위원장과 김명일 부장은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공동보도문 협의를 위해 마주앉았다.

남북은 앞서 오전 전체회의에서 정상회담 날짜 등에 의견을 교환한 바 있어 4월 말 예정된 정상회담 날짜에 대해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남북대표단 3:3 종결회의, PM. 14:02~14:13

이후 양측 대표단은 오후 2시 2분부터 13분까지 종결 전체회의를 갖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공동보도문 낭독은 조명균 장관에 이어 리선권 위원장 순으로 진행됐다.

조 장관은 종결발언을 통해 "남과 북의 대표단은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민족의 기대를 안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진지하게 회담에 임했다"며 "그 결과 정상회담 일자와 실무회담 일정을 확정했고, 구체적 협의가 더 필요한 사항들은 후속회담과 문서교환 등을 통해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이어 북측 대표단을 향해 "4월 27일 진행될 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위대한 여정의 또다른 시작일 것"이라며 "오늘 남북대표단이 보여준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해 나간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를 비쳤다.

남북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을 종료한 뒤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남과북은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리 단장은 조 장관의 발언에 "좋은 말씀"이라고 반기며 "오늘 회담이 잘 된 것은 우리 북남대화와 관계개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우리 민족의 열망이 그렇게 뜨겁고 열렬하기 때문. 그래서 오늘 회담이 이렇게 속도감있게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리 단장은 이어 원고 없이 결속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북남수뇌상봉일정을 내외에 공식 발표함으로써 북남관계의 활력있는 진전과 조선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온 겨레에게 크나큰 기대와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게 되었다"며 "북과 남은 고위급회담에서 확인한 공통된 의지와 원칙, 신의를 갖고 적극 협럭함으로써 역사적 수뇌상봉을 최상의 수준에서 가장 완벽하게 보장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회담 중간 양측 대표단의 개별 접촉이 이뤄지기도 했다. 오후 1시 45분~50분 동안 조명균 장관과 천해성 차관, 리선권 위원장과 전종수 부위원장이 잠시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종결 전체회의를 끝으로 악수를 나눈 후 서로 다른 문으로 퇴장했다.

회담을 마친 우리 측 대표단은 오후 2시 42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군사분계선까지 걸어서 귀환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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