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계열사별 손익은?
현대모비스, 그룹 미래기술 리더 자리매김
현대글로비스, 사업 확장성 증대…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
기아차, 유동성 확충…글로비스와 사업 시너지
현대모비스, 그룹 미래기술 리더 자리매김
현대글로비스, 사업 확장성 증대…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
기아차, 유동성 확충…글로비스와 사업 시너지
현대자동차그룹이 28일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하며 사업구조와 지분 출자구조가 바뀌는 각 계열사들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 대주주 지배권 유지에 초점을 맞춰 지배구조를 개편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가 기업가치 측면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현대차그룹의 개편은 각 계열사들의 성장성과 안정성 확보를 고려한 만큼 각각의 사업 영역에서 전문성을 한층 강화해 미래 경쟁력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모비스, 그룹 지배회사·미래기술 리더…주주는 양쪽서 배당소득
우선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그룹의 지배회사이자 미래차 기술 확보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그룹 내 미래기술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부문’으로 분할되며 존속회사인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은 그룹의 지배회사 역할을 맡게 되고 분할회사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된다.
존속회사만 놓고 보면 사업 영역과 규모는 축소됐지만 기업의 미래 성장성과 주주가치는 더욱 높아졌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분할합병을 결정한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이후에도 지난 2월에 발표한 잉여현금흐름(FCF) 20~40% 수준의 배당정책을 지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그룹사 성장에 따른 동반성장 기대감, 그리고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기존 주주의 경우 이번 분할합병으로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추가로 배정 받는 만큼, 두 회사로부터 안정적인 배당 소득이 가능해진다.
분할합병 이후 현대모비스는 대주주의 책임 및 투명경영 아래 그룹 내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위상 자체가 달라진다. 보다 빠른 의사결정은 물론 지배구조 안정화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그룹사 및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와 기존 핵심부품 사업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미래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 기업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은 최근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의 핵심 기술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자동차 핵심부품 원천기술에 대한 개발역량을 제고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ABS, 에어백 등 주요 부품의 매출처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인 핵심부품 분야와 부품 조달, 제조 효율성 향상이 중요한 모듈 분야, 그리고 대표적 후방 사업인 AS부품 분야는 각각의 사업적 특성이 서로 다르다.
현대모비스가 해당 사업에 대한 조직을 별도로 독립 운영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미래 핵심 기술 확보 차원의 투자 및 인수·합병(M&A), 타 완성차 납품을 위한 투자 및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핵심부품 사업에 대한 집중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모비스는 미래 기술 투자 전략과 연계한 공유가치창출(CSV) 플랫폼을 구축, 그룹 차원의 지속 가능한 상생 형 사회공헌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 이노베이션센터 운영을 통한 혁신적 아이디어 발굴 및 청년창업 지원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수익성 및 사업 확장성 증대…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
이날 현대글로비스도 분할합병 이후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현대글로비스는 당장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
물류와 모듈사업 부분이 통합됨에 따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의 효율성 제고 등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개별 부품 제작과 최종적으로 완성차를 제조하는 것을 제외한 조달물류, 운송 등 중간 단계의 사업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안정적인 사업 편입으로 미래 투자 재원 확충이 가능하며, 물류 네트워크, AS부품 및 중고차 대 고객 접점 등 핵심 역량을 활용한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자동차 관련 서비스 사업 강화도 기대된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경우 최근 급격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공유경제 확산과 함께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까지 앞다퉈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이 밖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른 바 ‘일감몰아주기’ 같은 정부 규제 이슈가 해소되는 부분도 현대글로비스 주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현대글로비스는 규제 이슈로 인해 적극적으로 사업 역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구조 개편으로 당장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데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높은 사업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어, 향후 자동차 산업 분야는 물론 다양한 신사업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아차, 유동성 확충… 현대글로비스와 사업 시너지 창출
기아자동차는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현대모비스 지분 대신, 완성차 지원과 서비스 분야에서의 성장성이 기대되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 동안 기아자동차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사드 사태에 따른 판매 감소와 통상임금 소송 1심 패소로 인한 충당금 적립 등으로 사업 성과가 하락한 상태다.
자산 유동성이 부족한 기아차로서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안정적인 후방사업을 영위하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의 경우 그룹 경영권 핵심 지분으로 사실상 유동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현대글로비스로부터 꾸준한 배당 수입도 예상되며 ▲물류와 AS부품 등 완성차 지원 사업과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차 서비스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현대글로비스의 주요 주주로서 적극적인 사업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출자구조 재편으로 해당 기업들의 사업 역량이 한층 강화되고 주주 친화 정책이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주주 환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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