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미, 단계적 조치하면 비핵화”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 시종일관 우리의 입장”
제재완화·한미훈련 중단 등 ‘비핵화’ 대가 제시 주목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 시종일관 우리의 입장”
제재완화·한미훈련 중단 등 ‘비핵화’ 대가 제시 주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추진 의사를 밝히며 이를 위한 선조치를 언급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일성·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한국과 미국이 선의의 노력으로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동조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면서도 한미의 선의와 단계적 조치를 언급하며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북한이 비핵화를 대가로 제재 완화나 한미연합군사훈련, 주한미군 철수 및 축소 문제를 조건부로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또 "현재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정의상, 도의상 제때 시 주석에게 직접 와서 통보해야겠다"면서 "이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과 전략 소통을 강화하고 대화 추세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면서 한반도 정세 변화에 중국과 공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며 화답했다.
비핵화에 대한 선조치 후 비핵화 방침은 북한의 오래된 전략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대가만 취하고 이후 대화의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협상에서 핵 동결과 경제 지원을 맞바꾸는 보상 조건을 내세운 뒤, 이후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재개해왔다.
이처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두고 지난 수십년 간 합의와 파기를 반복한 역사로 미뤄,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 의사 표명에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