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연임 확정…해외시장 공략 속도 낸다
사장 연임안 통과와 함께 기업은행 추천 사외이사 선임도 무산…관치 우려↓
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 시장 공략 가속
백복인 사장이 앞으로 3년간 더 KT&G를 이끌게 됐다. 당초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의 반대로 주총 당일 표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주총 하루 전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중립 선언으로 백 사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었다.
이번 백 사장 연임으로 최근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수출 사업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KT&G는 성장 잠재력이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 시장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KT&G는 16일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KT&G 인재개발원에서 제 31기 주주총회를 열고, 백복인 현 사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2호 안건인 ‘사장 선임의 건’ 표결에는 이날 주총에 출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9328만7928주) 수 대비 76.26%가 찬성표를 던졌다.
사외이사를 6명으로 유지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신규 사외이사에는 백종수 전 부산검찰청 검사장이 선임됐다.
앞서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은 KT&G가 사장 공모 당시 지원자격을 전‧현직 전무이사, 계열사 사장 출신 등 내부 인사로 한정하고 4일 만에 후보를 결정하는 등 선출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반대 의사를 KT&G 측에 전달했지만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사외이사를 2명 늘리고 이 자리에 오철호 숭실대 교수와 황덕희 변호사를 선임해달라고 주주제안을 했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 백 사장의 연임안 통과와 함께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도 무산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관치 우려는 사라지게 됐다.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공채 출신 첫 CEO인 백 사장은 1993년 입사 이후 26년 동안 전략, 마케팅, 글로벌, 생산‧R&D 등 주요사업의 요직을 거치며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아 왔다.
백 사장은 특히 다양한 분야의 현장 경험과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기획력과 업무 추진력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성공적으로 출시해 시장에 안착시키는 등 굵직한 현안들을 추진력 있게 이끌어왔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화강세 등 불리한 수출 환경 속에서도 신흥시장을 적극 개척해 판로를 확대하는 등 해외사업도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다. 2015년 사장 취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끝에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KT&G는 백 사장 연임으로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지난 1988년 수출을 시작한 KT&G는 현재 50여 개국에 진출한 ‘세계 5위’의 글로벌 담배 기업이 됐다. 1999년 당시 26억 개비에 불과하던 해외 판매량은 민영화를 계기로 비약적으로 늘어, 18년 만에 20배 이상 성장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이러한 성과는 국내 담배시장 개방 이후 다국적 기업들의 거센 공세를 방어하며 30여년간 축적한 품질 우선경영과 마케팅 역량에 기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G는 주력 시장인 러시아와 중동에서 에쎄(ESSE)와 파인(PINE) 등의 시장점유율을 더욱 견고히 하는 한편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신흥 시장 공략을 위해 KT&G는 현지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며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담배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정향이라는 독특한 맛의 향료가 첨가된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아프리카에서는 시장에 없던 초슬림 제품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 빠른 제품 공급을 위해 러시아, 터키, 인도네시아 등에 현지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백 사장은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회사를 이끌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성장 중심의 공격적인 해외사업 확대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홍삼과 제약, 화장품, 부동산 사업 공고화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주주가치 극대화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년 취업난 해소와 상생경영을 통한 동반성장 등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더욱 강화해 명실상부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사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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