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에도 해빙기류 체감하지 못해 섣부른 기대 금물
면세점·뷰티·식품업계 사드 직격탄…신시장 공략으로 체질 개선
지난해 3월 15일 사드 배치 이후 딱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끝나지 않은 시련에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성사로 한중 관계에도 훈풍이 감지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요우커)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별다른 해빙기류를 체감하지 못한 탓에 이번에도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사드 보복 장기화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중국 정부의 각종 제재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막대한 손실을 봤고,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은 물론 관광, 호텔업계도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지난 1년간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수조원 규모의 피해를 봤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롯데가 입은 그룹 차원의 피해 규모는 중국 내 롯데마트 총 99개 중 87개 영업정지, 현지 대형 건설사업 중단, 롯데면세점 매출 급감 등 총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롯데에 대한 중국의 복수는 끈질겼다.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관계 회복'을 강조한 중국이 유독 롯데을 향해서 만은 규제를 멈추지 않고 있어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손실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0만 5127명으로 지난해 1월 대비 46% 줄었다. 전달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8.2%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국가여유국은 베이징,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 한해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지만 대규모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전세기나 크루즈의 규제 등은 완화되지 않은 탓이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급감으로 면세점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면세점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128억 달러로 전년보다 21%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개별 보따리상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면세 업체들간 송객수수로 출혈 경쟁이 빚어져,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 1위인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이 88% 급감했다.
뷰티, 식품업계도 타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사드 직격탄으로 2006년 지주회사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 오리온 중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도 33.2% 감소했다.
사드 장기화로 인해 교훈을 얻은 업계는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변화와 신시장 공략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 호치민시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에는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아시아 3대 국제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해외 면세점에서만 1조원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포스트 차이나' 육성에 주력해 중동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올 하반기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론칭한 후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등 주변 국가로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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