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의 묘수] 상장 앞둔 애경...1조클럽 가능케 할 '화장품' 전략
생활용품·화장품으로 안정성과 성장성 모두 보유…'브랜드 성장 노하우'에 강점
편중된 화장품 사업 구조는 위험요소…제품 라인업 확대 및 글로벌 전략이 복안
오는 22일 코스피 상장을 앞둔 생활뷰티 기업 애경산업이 성장세가 빠른 화장품 사업을 기반으로 2020년까지 매출 1조를 달성하겠는 목표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애경을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어 줄 화장품 부문 유통채널 및 글로벌 전략에 예비 투자자들과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애경산업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회견에서 코스피 상장 계획과 함께 차기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애경은 2만9100원~3만4100원의 희망 공모가에 680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7600억~89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국내 최장수 주방세제 '트리오', 세탁세제 '스파크', '2080' 치약, '케라시스' 샴푸 등 생활용품과 기능성 화장품 '에이지투웨니스(AGE 20's)', 색조 화장품 '루나' 등을 보유하고 있다
송기복 애경산업 CFO는 "생활용품 사업에 매출의 기반을 두고 있으며 화장품 사업의 가파른 성장으로 안정성과 성장성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며 "제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밸류 체인을 확보하고 있고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 구축 및 성장 노하우를 축적해왔다"고 강조했다.
최근 애경산업 실적은 성장세에 있다. 매출액은 2014년 4069억원에서 2016년 5068억원으로 연간 11.6% 성장했고 지난해는 3분기까지 누적액으로만 4406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2014년 78억원 수준에서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418억원으로 3년새 5배 이상 늘었다.
이는 화장품 사업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부문 비중은 2014년 5.5%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36.9%까지 급증했다. 애경 측은 사업부문별 성장세를 고려하면 2년 내 화장품 사업 매출이 생활용품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 성장을 이끈 효자품목은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다. 지난해 홈쇼핑에서만 1300억원 이상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2012년 론칭해 TV홈쇼핑을 중심으로 선보였던 에이지투웨니스 제품은 면세점과 온라인, 해외 수출 등 판로를 확대하면서 2013년 29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410억원까지 대폭 성장했다. 론칭 이래 누적 매출액은 3261억원에 이른다.
애경 측은 이날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육성할 전략도 공개했다. 이윤규 애경산업 대표는 "2020년 매출액 1조원과 영업이익률 15%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국내 '생활용품 톱2' 입지를 공고히 하고,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업계 톱2'와의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같은 비전을 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화장품 사업이 에이지투웨니스 브랜드의 특정 품목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위험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애경은 브랜드별 맞춤식 해법을 제시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기존 에센스 팩트 중심에서 다양한 카테고리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제품 라인업을 마스크팩, 립스틱, 앰플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색조 브랜드 '루나'는 H&B(헬스&뷰티) 스토어에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신규 브랜드 론칭 소식도 알렸다. 올해 2분기 안에는 신규 더마 화장품 브랜드가 탄생한다. 우선 홈쇼핑 채널에 진입한 뒤 온라인과 H&B 스토어 등 멀티 채널에 나설 방침이다. 꼭 필요한 성분만을 함유한 친환경 코스메틱 브랜드를 추가 론칭하는 것도 계획 중에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상해법인을 설립한 만큼 올해는 중국시장에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국 내 매출 규모는 2014년 115억에서 2016년 351억원, 지난해 3분기 기준 455억원으로 증가세에 있다. 올해는 중국법인의 사업 기반을 다지고 화장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애경은 중국 외에도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 진입이 이뤄지고 있고, 러시아와 몽골에서의 신규 채널 입성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경 관계자는 "홈쇼핑 1위의 노하우를 살려 일본 QVC 홈쇼핑 채널의 방송일정을 조율하고 있고, 글로벌 드럭스토어 왓슨스에 입점해 동남아 시장에도 안착하고 있다"며 "수익성 높은 화장품 사업을 기반으로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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