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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떠난 지방 산업도시...부동산 시장도 와르르


입력 2018.03.07 06:00 수정 2018.03.07 05:57        권이상 기자

구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발 뺀 후 부동산 시장은 침체 늪에 빠져

최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발표에 군산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어

대기업이 자리를 떠난 지방 부동산 시장은 계절에 상관 없이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 공사 현장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이 떠난 지방 산업도시의 부동산 시장에 비상등이 커졌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대표 수요인 산단 근로자들이 대거 외부로 이탈하면서 일대 부동산은 거래가 멈췄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 시장은 공실이 늘고 있고, 상가시장은 임차인 채우기도 벅찬 상태다. 게다가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미분양 아파트가 늘며 아파트 시세는 바닥을 기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도 지역경제를 지탱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발을 뺀 구미 부동산 시장은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최근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군산 부동산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이어지고 있는데, 기반산업이 무너진 지방 도시 주택시장의 충격은 상당하다고 평가한다.

또 기반산업이 회복하는데 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지역의 주택시장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이 자리를 떠난 지방 부동산 시장은 계절에 상관 없이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북 구미의 부동산 시장이 몰락한 것은 지난 2008년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긴 후 부터다. 삼성전자는 2008년 베트남 박닌성에 1공장, 2013년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에 2공장을 짓고 휴대폰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LG전자도 군산에 잇던 공장은 지난 2015년에 베트남 흥이옌 생산공장과 하이퐁 생산공장을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했다. 또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도 지난해 9월부터 베트남 하이퐁에 생산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수출과 산업으로 성정한 구미시의 성장동력이 사라지면서 지역경제도 덩달아 무너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는 대기업 수요가 실종되면서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구미시 부동산시장은 2015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군산의 한 아파트 분양권에 붙은 웃돈이 1000만원 이하까지 떨어진 매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존 아파트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 시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구미시 아파트의 시세는 3.3㎡당 518만원 선에 형성돼 있던 것이 3분기 이후 급락을 거듭하며 해 1분기 500만원 선(498만원)도 무너졌다.

수익형 임대상품(원룸건물, 오피스텔 등) 시장도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한 오피스텔은 공사가 한창이지만 분양률이 10%도 채우지 못했다. 또 다른 신규 오피스텔도 새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미분양물량이 쌓여만 가고 있다.

특히 상가의 경우 내수경기 침체로 지역상권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면서 견디지 못한 상인들이 가게를 내놓고 있다.

국가산단 내 수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상권을 움직이던 수많은 산단근로자들이 외부로 떠나갔기 때문이다. 산단 주변 식당이나 마트, 숙박업소 등은 유동인구 뚝 끊긴지 오래다.

경북 구미시 아파트가격 변동추이.ⓒ KB국민은행 시계열 조사


최근 군산 일대 부동산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발표 후 부동산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특히 군산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에 이어 또 한 번 악재를 맞은 것으로 새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방문객들 발길이 끊긴 상태다.

군산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한국GM이 계획대로 오는 5월 군산 공장을 폐쇄하면 일대 부동산 시장은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망한다.

조촌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군산의 경우 지역 수요가 많지 않아 아파트 시세가 지난 2016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GM 철수 계획은 업친데 겹친 겪“이라며 ”이대로라며 인구 이탈 가속화로 군산 부동산 시장은 개점휴업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군산 주택가격 상승률도 2016년 2월 이후 2년째 하향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아파트 매매가는 2013년 3월 0.03% 이후 5년간 떨어지고 있다.

수송동 '수송 아이파크' 전용 120㎡ 경우 1년 전 매매가인 3억4300만원 보다 1800만원 떨어진 3억25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2008년 완공된 이 단지는 가격상승기던 2015년 10월 4억2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 전국적으로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 이어지고 있는데, 기반산업이 무너진 지방 도시 주택시장의 충격은 상당하다고 말한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지 않는 이상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분석이다.

김남일 와이낫플래닝 부장은 “소비력이 강한 대기업과 산단 근로자들이 외부로 이탈하는 것은 지역 경제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을 무너트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정부가 지역 특색에 맞게 옛 산업단지를 새로 육성해 이탈된 인구를 끌어들어지 않는 이상 지방 부동산의 침체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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