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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옷 축소판"…캐릭터·레이스 사라지는 유아동복


입력 2018.03.05 15:43 수정 2018.03.05 15:43        손현진 기자

'레트로 디자인' 등 성인복 유행까지 반영…유아동복 '미니미룩' 열풍

'패밀리룩' 수요 겨냥, 인기 제품은 아동용 출시…어덜키즈 트렌드에도 발맞춰

패션업계에서 유아동복 디자인으로 어른의 옷을 축소한 듯 세련된 '미니미룩'에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에 1호점을 오픈한 '리바이스 키즈' 매장. ⓒ한세드림

패션업계에서 유아동복 디자인으로 동물·로봇 캐릭터나 핑크빛 공주 레이스같은 요소 대신 어른의 옷을 축소한 듯 세련된 '미니미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성인복에서 유행하는 디자인을 아동복에 반영하면서 아이들이 어른처럼 외모를 꾸미는 '어덜키즈' 트렌드에도 부응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아동복 기업 한세드림은 지난해 '리바이스 키즈' 국내 단독 유통권을 확보하고,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에 1호 매장을 열었다. 이 브랜드는 1호 매장 월 매출 6000만원 및 올해 상·하반기에 각각 10개 매장 추가 오픈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한세드림은 리바이스 키즈의 올해 봄·여름 시즌 콘셉트를 80~90년대 힙합 스트리트 패션을 뜻하는 '블록 파티'로 정했다. 이에 따라 그래픽 반팔티와 타이 다이(tie-dye) 염색 기법 상품, 워싱 및 디트로이드 진 등이 출시됐다. 또 트러커 재킷이나 데님 셔츠, 511·570·710 핏 데님 등 리바이스 베스트셀러를 그대로 반영한 제품도 나왔다.

한세드림 관계자는 "성인복 디자인과 유사한 유아동복의 인기가 높아져 레트로 콘셉트 등 최근 성인복종에서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도 반영되고 있다"며 "리바이스 키즈 매장도 아메리칸 오리지널 특유의 스타일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 유아동복 '보보트리' ⓒ이랜드리테일

한세드림은 또한 프렌치 감성의 '컬리수', 북유럽 감성의 '모이몰른' 브랜드에서 성인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모이몰른은 맘&베이비 전용 카테고리인 '리카앤'의 사업군을 넓혀 패밀리 리빙 카테고리로 개편하기도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8월 여성복 디자인을 활용한 신규 아동복 브랜드 '보보트리'를 론칭하고 평촌 뉴코아에 1호 매장을 열었다. 그래픽이나 캐릭터를 최소화해 심플한 디자인에 비비드 그린이나 핫핑크 등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온 가족이 커플 아이템을 착용하는 '패밀리룩'을 겨냥해, 인기 제품의 아동용을 출시하는 브랜드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 겨울 '롱패딩'의 인기에 따라 새로 출시된 아동용 롱패딩이 많았다. 네파의 '미니미 다운'은 베스트셀러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키즈라인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야상형 스타일의 '알라스카 다운'과 긴 기장의 '사이폰 벤치다운' 2종으로 나왔다.

아동 스포츠 캐주얼 'MLB KIDS(엠엘비 키즈)'는 인기 롱패딩의 패밀리 라인으로 키즈용 '빅로고 벤치 파카'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캐주얼한 디자인이지만 등판에는 빅로고 프린트가 들어가 스트리트 감성이 강조됐다.

아가방앤컴퍼니의 '아이의 패션 취향' 관련 설문조사. ⓒ아가방앤컴퍼니

이같은 미니미룩의 열풍은 아이에게 귀엽기보다 세련된 옷을 입히고 싶어하는 부모가 많아지고 있어서 만은 아니다. 유아패션기업 '아가방앤컴퍼니'에 따르면 아이들이 말을 시작하는 만 2세 전후부터 본인이 입고 싶은 옷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가방앤컴퍼니가 만 5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20~30대 여성 6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자녀가 부모에게 패션에 대한 주관을 처음 표현한 시기는 '만 2세 이전'이 남아(41.9%), 여아(51.4%)로 각각 가장 높았다. ‘만 2세 이상 3세 미만’이 남아 35.2%, 여아 31.6%로 뒤를 이었다.

'자녀 옷 구매시 자녀에게 의견을 물어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과반수(56.5%)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다. 미니미룩의 인기도 아이들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의미다.

안경화 아가방앤컴퍼니 상무는 “자녀가 패션에 대해 주관을 표현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옷에 대한 주관을 분명히 표현하는 아이가 창의력이 풍부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듯이, 아이가 어떤 옷을 선호하는지를 파악하고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들에게 로봇이 그려진 파란색 옷을, 딸에게 분홍색 레이스 옷을 입히는 시절은 오래전에 지났다"면서 "아이들의 취향도 이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어 온 가족 누구든지 입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유아동복이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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