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2승1무’ 신태용호, 만족 보다는 반성


입력 2018.02.04 10:11 수정 2018.02.04 10:1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수준 차이 있는 팀 상대로 경기력 만족도 떨어져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라트비아(FIFA랭킹 131위)는 몰도바, 자메이카와 비교해도 수준이 떨어져 보였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이근호와 이재성, 정우영 등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멤버가 나섰음에도 1골 차 승리에 그쳤다. 물오른 상승세를 이어간 김신욱을 제외하면 ‘해결사’가 보이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3일(한국시각)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서 열린 라트비아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신태용호는 터키에서 치러진 3차례 평가전을 무패(2승 1무)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전 이후 8경기 무패(5승 3무)도 이어갔다.

대표팀은 라트비아 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었다. 상대는 5-4-1 전형으로 나서 완전히 내려섰다. 전방에 포진한 가우라스조차 올라오지 않았다. 대표팀이 점유율을 가져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박스 부근 진입 후가 문제였다. 좁은 공간을 뚫어낼 움직임이나 허를 찌르는 패스 등이 나오지 않았고, 김신욱의 머리를 활용하려는 크로스만 보였다.

또 김신욱이 해결했다. 전반 33분, 이승기의 코너킥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크로스 타이밍에 맞춰 수비수를 따돌린 뒤 볼의 방향을 바꿔버린 멋진 골이었다. 김신욱은 A매치 4경기 연속골에 성공했고, 최근 6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팀은 계속 몰아쳤다. 김신욱이 강력한 프리킥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고, 이재성의 원터치 패스에 이은 날카로운 침투가 수비를 위협했다. 이근호도 중앙과 측면을 활발히 오가면서 추가골을 넣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좌우측 풀백 김진수와 고요한의 공격 가담도 쉼이 없었고, 정우영도 빌드업을 도맡으며 공격에 힘을 실었다.

기회가 이어졌다. 이근호의 전방 압박에 놀란 상대 수비가 자책골을 기록할 뻔했다. 이승기의 순간적인 침투가 뒷공간을 허물었고, 골문 바로 앞에서 기회를 잡았다. 교체 투입된 홍철의 크로스에 이은 김신욱의 헤더도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세밀함과 결정력 모두 아쉬웠다.

이겼지만 ‘만족’보다 ‘반성’이 필요하다. 김신욱만 터키에서 치러진 3차례 평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4골 모두 김신욱이 터뜨렸다.

손흥민의 전방 파트너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이근호, 지난 시즌 ‘K리그1 MVP’ 이재성은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K리그1 도움왕’ 손준호, 2015년 동아시안컵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온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 유연함을 자랑했던 진성욱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럽파가 모두 합류하는 3월까지 보완이 필요하다. 전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골’이다. 풍부한 활동량과 예리한 움직임도 좋지만, 득점력이 있어야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와 경기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수준이 떨어지는 수비진을 상대로는 확실한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을 보였어야 했다. 월드컵에서 맞서 싸워야 할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 북중미 최강자 멕시코,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떨어뜨린 스웨덴이다. 상대보다 적은 기회를 살려야 희망이 있다.

좌우측 측면 풀백도 공격 가담은 활발했지만,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개인 드리블 혹은 2:1 패스를 통한 공간 침투, 득점 가담, 중거리 슈팅 등도 필요하다. 중원에선 한 차례의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압박이 덜한 공간에서 볼을 돌리는 능력만으론 월드컵 본선은 어림없다. 창의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물오른 김신욱만으로 만족하기엔 여러모로 아쉬웠던 터키 전지훈련이었다. 월드컵 본선을 꿈꾼다면 지금보다 강해질 필요가 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근승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