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한반도 운전자론 어디에?…‘코리아패싱’ 우려 현실되나
남북관계 주도권 실종…“美, 한국 패싱하고 北 공격할수도”
유명무실 ‘평창외교’…남북 대화 기대 버린 美·中·日
남북관계 주도권 실종…“美, 한국 패싱하고 北 공격할수도”
유명무실 ‘평창외교’…남북 대화 기대 버린 美·中·日
미국이 독자적으로 대북 타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균형외교와 평창동계올림픽을 발판으로 삼아 통일 이슈를 주도한다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웠지만 북한의 핵무력 실전배치가 임박한 상황에서 유효할지 미지수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온다.
미국 백악관은 최근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에 대한 주한 대사 내정을 철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염두에 두면서 차 석좌보다 더한 강경파를 불러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1일 국회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예고하는 사건”이라며 “미국이 한국을 패싱하고 북한을 공격하는 새로운 '코리아 패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코리아 패싱’ 현실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되지 않았던 과거의 국제정세를 현재 외교에 적용시키다가는 외교·안보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최근 “북한의 핵위협이 증대됐는데도 한가한 상황에나 부합하는 외교를 펼치는 탓에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며 “외교를 펼칠 때도 그때그때 상대국에 듣기 좋은 말만 하고 그에 따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인내심을 잃고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는데 우리 정부는 오히려 대북공조 체계를 스스로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한국의 이익과 안위를 전혀 돌보지 않고 행동하는 코리안패싱을 자초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유명무실 ‘평창외교’…남북대화에 기대 버린 美·中·日
문재인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운전대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중국·일본 등이 평창올림픽으로 성사된 남북대화에 더 이상 중요한 의미를 두지 않는 기색이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등 고위 인사들은 최근 보름동안 북한에 대한 경계 및 제재압박 메시지를 20건 이상 내놨다. 대북 타격 명분을 쌓으면서도 한국에는 북한의 평화공세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주의를 주고 있는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정연설을 통해 “현실 안주와 양보는 침략과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라며 “우리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양보를 거듭하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견제로도 분석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일 국회 중의원 회의에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그 사이에도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일본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선언한 이후에도 강경 대응론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역시 평창 외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중국이 이번 남북 화해무드에 의미를 뒀다면 개막식에 서열 7위 한정 상무위원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진정성 있는 성의표시를 하거나 올림픽 평화 구상에 참여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서열 2위 리커창 총리가 와야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둔 8일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핵무력 의지를 대대적으로 표출할 전망이다. 남북대화로 비핵화 논의를 이끌어내겠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를 설득했던 문재인 정부의 신뢰 하락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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