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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전 깜짝 등판 미래에셋대우 '명과 암'


입력 2018.02.01 06:00 수정 2018.02.01 06:54        부광우 기자

호반건설 풋옵션 제안에 산은 난색 표하자 보증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재무적 투자자 참여 가능성 여지 '장점'…늘어나는 채무보증은 '부담'

미래에셋대우가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에 백기사로 깜짝 등판하며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가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에 백기사로 깜짝 등판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 일부를 나중에 사겠다는 호반건설의 조건에 KDB산업은행이 난색을 표하자 미래에셋대우가 이를 보증하겠다고 나서면서 대우건설 매각이 급물살을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매매 조건이 현실화할 경우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호반건설이 나머지 지분 매입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직접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보증 확대에 경고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부분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한 호반건설은 산은이 보유한 대우건설 전체 지분 50.75% 가운데 40%를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10.75%는 2년 뒤에 인수하는 풋옵션 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산은이 협상 과정에서 이 같은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쪼개기 매각 조건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비쳤다는 전언이다.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사실상 호반건설에 특혜를 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서다.

특히 최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대우건설 매각 단독 응찰자인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 분할매수를 역제안하는 등 석연치 않은 과정이 계속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그런데 미래에셋대우가 호반건설의 풋옵션에 대한 보증에 나서기로 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 계약을 채결할 경우 계속 보유하게 되는 대우건설의 지분에 대해 산은이 담보 제공을 요구하자 매각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이에 대한 보증을 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풋옵션 보증을 미래에셋대우가 단독으로 맡을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호반건설은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한 여러 금융기관과 보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대우건설 매각의 풋옵션을 보증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다른 금융사 참여 여부 등 자세한 사항은 매각 절차가 완료돼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미래에셋대우가 단독 보증에 나설 경우 2년 뒤 호반건설이 산은 보유의 대우건설 잔여 지분을 사들이지 않으면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모두 인수해야 한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이를 오히려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우건설 지분을 확보해 직접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미래에셋그룹의 식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06년 금호산업의 대우건설 지분 인수 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다만, 미래에셋대우가 이를 모두 감안했다 해도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호반건설에 대해 홀로 보증에 나설 경우 상당한 규모의 채무보증 증가가 불가피해서다. 미래에셋대우의 지급보증과 매입보장·채무인수, 매입확약 등을 합친 총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조7462억으로 자기자본(7조2313억원) 대비 38.0%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가 호반건설의 풋옵션을 모두 보증할 경우 당장 미래에셋대우의 채무보증은 국내 증권가 최대 규모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호반건설은 우선 매입하기로 한 대우건설의 지분에 대해 주당 7700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기준으로 풋옵션에 해당하는 지분 가치를 추산하면 3400억원 가량이다.

이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풋옵션 보증 시 미래에셋대우의 채무보증은 3조1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현재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갖춰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은 국내 5대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3조1297억원) 다음으로 큰 액수다.

회계 상 채무보증은 잠재적 부채인 우발부채로 분류되는 까닭에 당장 빚으로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보증을 약속한 채무나 사업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 폭탄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면 채무보증을 선 회사는 모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경고 신호에 증권사들은 채무보증을 중심으로 한 우발부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 시점이다. 우발채무 위험지표 개발에 나선 금감원은 조만간 이를 증권사 검사에 직접 활용할 방침이다. 더욱이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직접 나서 채무보증 등 우발부채를 지나치게 키우는 영업에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증권업계에 긴장감은 한층 커진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의 자금 여력으로 봤을 때 호반건설에 대한 미래에셋대우의 풋옵션 보증은 부담이 크다고 볼 수 없고, 향후 상황에 따라 여차하면 대우건설의 재무적 투자자로 우선 참여할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있다"며 "하지만 당장 불어나는 채무보증과 이에 따른 금융당국의 압박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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