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최다니엘 "로코 최적화 배우? 실제론 무뚝뚝"
KBS2 '저글러스'로 안방 복귀
까칠한 보스 남치원 역 맡아
KBS2 '저글러스'로 안방 복귀
까칠한 보스 남치원 역 맡아
"배우로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을 느꼈어요. 두렵지 않고, 설레고 떨렸죠. 마냥 재밌을 것 같았어요."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된 배우 최다니엘(32)은 최근 종영한 KBS2 '저글러스'를 통해서도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냉정한 보스 남치원으로 분한 그는 까칠한 모습에서 점차 사랑꾼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매끄럽게 연기했다.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최다니엘을 지난달 30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지난해 전역한 최다니엘은 전역 후 바로 '저글러스'를 택했다. 오피스 드라마인 '저글러스'는 마니아층에 사랑받으며 동시간대 1위로 종영했다.
최다니엘은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며 "제작진, 배우들과 서로 열심히 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뜻 깊은 작품이다. 시청률이나 인기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많은 분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배우가 어우러진 마지막회가 가장 좋았다"며 "작가님이 모든 캐릭터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빅맨'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그는 "장르물이 많은 시기에 따뜻한 로코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며 "앞으론 교복 입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오랜만의 컴백이라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처음엔 걱정했는데 다른 배우들 연기하는 걸 보면서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했죠. 대화도 많이 하고. 극 초반 치원이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서류에 사인하는 것뿐. 하하. 제가 나오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배우들과 함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렸어요. 캐릭터를 보고 선택한 게 아닌, 전체적인 균형을 보고 택한 작품입니다. 오버하지 말고, 중심만 잡고 가자고 다짐했어요. 그러다 보니 여유가 생겼어요."
치원이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지도 궁금했다. 최다니엘은 "대본에 다 실을 수 없는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냈다"며 "치원이는 많은 걸 하지 않되, 중심을 잡아야만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강혜정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혜정 선배에게 받은 도움을 베풀고 싶다"고 설명했다.
코믹 연기는 자칫하면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만큼 수위 조절이 필수다. "현장에서 웃기다고 생각한 장면이 시청자에겐 잘 먹히지 않을 때도 있어요. 이번 드라마를 찍을 때는 현장에서 웃기지 않은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반응해 줘서 감사했죠. 치원이는 주변 사람들에 의해 망가지는 인물이에요. 일부러 웃기는 건 별로인 듯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했습니다."
드라마는 비서들을 통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건드려 공감을 얻었다. 최다니엘도 공감한 부분이다. 그는 "백진희 씨가 맡은 좌윤이를 통해 직장인들의 고충을 보여줬다"며 "회사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힐링이 되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백진희와의 로맨스도 화제였다. 배우는 "서로 애틋해지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애정신이 아닌 자연스러운 애정신을 보여주려고 신경 썼다"고 했다.
백진희에 대해선 "좌윤이는 할 게 많은 캐릭터라 참 어려운 역할인데 진희 씨가 잘 해냈다"며 "다리가 아픈데도 내색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틴 모습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윤이와 치원이 묘하게 엮이는 장면도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만화 같은 윤이랑 현실적인 치원이가 만나서 사랑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안 어울린 것 같은데, 잘 맞았어요. 윤이는 치원이를 만나 차분해졌고, 치원이는 윤이를 만나 부드럽게 변했답니다(웃음)."
마냥 달달할 것만 같은 최다니엘의 연애 스타일을 물었다. 반전 답변이 나왔다.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사랑한다'는 말도 1년에 한 번 정도 하고, 기념일도 잘 안 챙겨요. 대신 기념일이 아닌 날에 불쑥 꽃을 사준다거나 하죠. 여자친구라면 서운해할 스타일입니다. 실제로 윤이 같은 여자를 만나면 재밌을 것 같아요."
2005년 KBS 드라마 '황금사과'로 데뷔한 최다니엘은 '그들이 사는 세상'(2008)로 눈도장을 찍은 뒤 '지붕 뚫고 하이킥'(2009)로 주연을 꿰차 스타덤에 올랏다. 이후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동안미녀'(2011), '학교 2013(2013), '열한시'(2013), '빅맨'(2014), '악의 연대기'(2015), '치외법권'(2015) 등에 출연했다.
튀거나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연기도 삶의 일부분"이라며 "좀 더 탐구하고, 공부하면서 나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난 발음이 뛰어나거나, 연기를 정말 잘하거나, 배우로서 큰 장점은 없다"며 "매번 열심히 할뿐"이라고 겸손한 답변을 들려줬다. "자신감이 붙을 만도 한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진지함을 잃지 않고, 초심으로 연기하려고 해요. 열심히 하는 절 보며 '엉망진창'은 아니구나 싶어요. '저글러스'를 통해 내 자리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인간 최다니엘의 고민도 궁금했다. 긴 공백기를 거친 후 주변을 둘러보니 아빠가 된 친구들이 보였단다. 고민이 시작된 지점이다. "아이 아빠가 된 친구들을 보니 신기했어요. 시간이 참 빠르게만 흐른 것 같았죠. 난 그대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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