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국가책임제' 본궤도 눈앞…치매약 개발 지원은 '미미'
복지부, 치매인구 폭증 우려…치매안심센터 확대해 '국가책임제' 본격화
치매약 개발 지원은 여전히 '태부족'…치매 정복 위한 개발 투자 시급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주요 공약이었던 '치매 국가책임제'가 첫발을 뗐다. 정부 주도로 '치매 안심사회'를 만들기 위해 탄생한 정책이다. 하지만, 치매안심센터 설치나 건강보험 급여 확대 등 사후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어 치매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도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9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인구 고령화와 치매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2016년 말 69만명으로 추산되는 치매환자가 2030년에는 127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의 고통을 국가가 함께하려 한다"며 '치매 안심사회'를 공언했다. 이날 발표된 추진계획은 치매에 대한 조기진단과 예방, 상담·사례관리, 의료지원까지 종합적 치매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들을 담았다.
우선 전국 252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해 앞으로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중증 치매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률 인하, 치매안심요양병원 확충, 장기요양 등급체계 개선, 치매 전담부서(치매정책과) 설치 등을 시행키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추경에서 복지부 소관 예산인 8649억원 가운데 2023억원을 치매 국가책임제 관련 예산으로 책정했다.
복지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국가치매연구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치매 조기진단과 원인 규명, 예측, 예방, 치료제 개발 등 치매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중장기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치매연구를 위해 지난해는 50억원을 투입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약 2배 증액된 97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일차적으로 필요한 것이 치매지원센터를 확대하는 것이다. 치매지원센터가 현재 47개밖에 되지 않는데 그것도 40개는 서울에 있다"며 "이를 250개 정도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25개 시·군 보건소에서 치매안심센터가 임시 개소했으며, 건물 증축 및 신축이 마무리되는 대로 올해 6월부터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정식 개소될 예정이다.
다만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언하기 이전부터 치매약을 개발해온 제약업계에선 국내 제약사들의 치매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정부 차원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복지부, 과기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3개 부처가 2011년 공동 발족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을 통해 신약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당초 계획은 2020년까지 신약개발에 53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이었지만 지난해 4월까지 집행된 예산은 약 2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하나당 개발비용이 수조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이 드는 업계 입장에서는 체감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치매약은 세계 주요 제약사들도 실패를 거듭할만큼 개발하기 까다로운 약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릴리, 화이자 등 상위 다국적 제약사들이 치매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2016년과 올해 각각 백기를 들었다. 노바티스, 로슈도 치매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진정한 의미의 치매약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난공불락'으로 꼽히는 치매약 개발에 지속 도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2013년 '동아치매센터'를 세우고 천연물 소재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DA-9803'에 대한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멀구슬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물 'ID1201'을 치매치료제로 개발하고 있고, 광동제약과 SK케미칼도 천연물 기반의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치매 사후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매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근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치매약들은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치매 정복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위한 중간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치매는 발병원인과 진단, 치료약 개발이 모두 난제로 꼽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