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내부정리 끝...본격적인 M&A 나서나
두 달 새 3건의 합병 공시…지주사 지배력 높이고 지배구조는 단순화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 등 물류‧식품 중심으로 M&A 속도
지난해 5월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CJ그룹의 사업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바이오·물류·엔터테인먼트 등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한편 M&A 전담 조직을 신설해 외연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CJ그룹은 두 건의 계열사 간 합병을 공시했다. 그룹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물류와 식품 계열사에 대한 두 건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인 CJ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의 지배구조가 단순화 됐고, CJ제일제당에 대한 지주사의 지분율도 확대돼 지배력도 한층 강화됐다.
아울러 개정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손‧자회사 보유 지분율 기준 상향 등 공정거래법 개정 이슈도 자연스럽게 피해갈 수 있게 됐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의무 보유 지분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손자회사의 공동 지배를 불허하는 방안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이 같은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달 17일에는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소식이 이어졌다. 두 회사의 합병은 시너지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T커머스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는 CJ오쇼핑과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CJ E&M을 결합해 쇼핑과 미디어 두 분야에서 상승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두 달 사이 3건의 합병을 통해 CJ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사업 분야를 넓히는 것은 물론 매출, 자산 규모도 한층 확대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린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올해 본격적인 M&A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은 CJ그룹의 신년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국내 사업에서의 압도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해 5월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은 ‘2030년까지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내용의 ‘월드베스트 CJ’를 선포했다.
지난해 말 단행한 임원인사에서는 처음으로 M&A 담당 임원이 등장했다. 기존에는 지주사인 CJ의 경영전략총괄(부사장) 조직 내에서 M&A 업무를 다뤘지만 M&A 사업에 좀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 관련 조직을 새로 꾸린 것이다.
그룹사 중 합병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이다.
CJ대한통운은 최근 5년간 9건의 M&A를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인수합병 전문가로 꼽히는 이희재 성장전략실장(부사장)이 합류하면서 M&A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제이피모간, 골드만삭스 등에서 M&A 업무만 20년 넘게 해온 베테랑으로 꼽힌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에만 인도와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의 1위 물류업체를 연달아 인수하며 글로벌 물류망을 넓혀왔다.
최근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CJ대한통운은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과 미주 지역 물류업체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그동안 성공시킨 수차례의 M&A를 통해 관련 노하우가 쌓인 데다 지난해 중동 지역 물류업체를 인수하며 유럽 지역 공략 발판을 마련한 만큼 대규모 M&A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여기에 자리를 비웠던 이 회장의 복귀로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이 한층 수월해진 점도 올해 대규모 M&A를 짐작케 하는 요인 중 하나다.
CJ제일제당도 M&A 등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브라질 셀렉타 고단백소재 생산업체와 베트남 및 러시아 식품업체를 인수했다.
CJ제일제당은 M&A로 전 세계 주요 거점을 마련해 세계 만두시장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중 70%를 해외에서 달성해 ‘한국식 만두’ 열풍을 이끌겠다는 목표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소재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소재 생산업체 인수와 더불어 이달에는 미국 아이오와 공장에 총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사료용 아미노산 ‘쓰레오닌’의 신규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앞서 지난 2014년 미국 아이오와주에 10만톤 규모의 라이신 공장을 건설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2020년까지 그룹매출 100조원, 순이익 10조원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M&A가 필수적”이라면서 “지난해 이재현 회장의 경영복귀와 맞물려 CJ그룹이 2020년까지 문화·물류·바이오 등에 3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앞으로 3년간 집중적으로 M&A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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