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피플라운지] 한정식 빙그레 상품개발 담당 "소프트 랩, 묵직한 보디감이 승부수"
소프트랩 개발 위해 전담 TF 꾸리고 1년 정도 시간 투자
매장 사업 아닌 믹스 액상인 재료 공급에 차별화 포인트
국내 유업계는 유제품 수요 감소로 기로에 서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유업계가 카페, 디저트 등의 분야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디저트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업계는 저마다 차별화를 내걸고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첫 주자는 매일유업이었다. 이후 남양유업 '1964백미당',롯데푸드 '파스퇴르 밀크바', 서울우유 '밀크홀1937' 등이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후발주자로 나선 빙그레는 2016년 10월 기업간(B2B) 소프트 아이스크림 원재료 사업에 나섰다. 이후 서울 경의선 숲길 공원 근처에 브랜드 홍보와 샘플 제공을 위해 소프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소프트랩'의 안테나숍을 오픈했다.
빙그레 소프트랩은 소프트아이스크림혼합으로 원재료를 제조·판매하는 B2B 사업의 브랜드 이름이다. 소프트랩에서는 유제품 사업과 빙과사업 부문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빙그레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저가형 소프트아이스크림과 차별점을 강조한 제품을 선보인다. 기존 저가형 소프트아이스크림 원재료는 분말 형태의 상온 유통이 대부분이지만, 빙그레의 제품은 액상 형태로 냉장 유통된다.
또 원유 함량이 높고 유지방과 유크림의 함량이 높아 진한 우유 맛을 느낄 수 있고 국내산 우유를 사용, 제조한지 5일 이내의 제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신선한 것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소프트 랩이 만들어지는데 까지는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빙그레의 노하우가 집약된 신사업이다. 이를 위해 전담 TF팀도 꾸려졌다. 생산팀에서 1명, 마케팅 1명, 구매팀 1명, 영업 1명 등 담당 구성원이 모여 조직을 구성,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물론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기계에 넣어서 아이스크림을 만들기까지 최소 3리터의 우유가 필요한데, 수백번의 실패를 거듭하고 약 10톤이상의 우유를 버려야만 했다.
소프트랩 기획을 담당한 한정식 2B 프로젝트팀 차장은 "묵직한 보디감을 만들어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며 "무려 10톤이라는 우유를 버렸는 10톤이라면 일반인들은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1리터짜리 우유가 만개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 차장을 만나 소프트랩 개발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들어봤다.
▲소프트 랩 안테나숍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타사 대비 프랜차이즈 형태의 매장 확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콘셉트인지.
=현재 우리나라 개인 카페수는 2017년 기준으로 9만점이 넘는다. 그중에서 프랜차이즈가 1만 5000정도다. 나머지는 개인 카페인데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팔고 싶어도 팔수 없는 환경이다. 비싼 기계, 원재료 유통 등 믿을 맏한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은 3~5년 전부터 빠르게 성장하면서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닌 일반 경영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론칭하게 됐다. 보통 기존 사업자들이 가맹점을 모집한다면 저희는 매장 사업이 아닌 재료 공급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파스퇴르 '밀크바', 매일유업의 자회사 엠즈씨드 '폴바셋', 남양유업 '백미당' 등 소프트아이스크림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소프트랩 안테나숍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소프트랩은 믹스 액상만을 제공하고 매장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빙그레가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의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차별화 포인트에 방점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 묵직한 바디감에 초점을 뒀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농축률 33.5%의 비율을 넣었다. 3배 농축률이라서 이를 환산하면 100%이상의 원유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유지방은 11.1%로 국내 아이스크림 중 가장 진하고 함량이 높다. 반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살리려고 한게 주안점이다. 때문에 보통 분말로 만들어진 소프트아이스크림에서 느끼지 못하는 묵직한 바디감을 맛볼 수 있다.
▲빙그레 소프트랩은 아이스크림과 크루아상콘의 조화가 돋보인다는 고객들의 평이 많다. 개발에 있어 어려움은 없었는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크로와상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을 드셔보신 분들이 크루아상과 아이스크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보니 아이스크림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른다고 하신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콘(슈가콘, 와플콘)은 깨물면 부스러진다. 하지만 소프트랩은 묵직한 맛을 살리기 위해 어떤 걸 사용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빵을 사용하기로 했다. 30종류가 넘는 빵을 매칭 테스트하면서 버터 함량 등을 꼼꼼하게 살펴봤고, 프랑스에서 수입한 크루아상이 소프트 아이스크림 특성과 가장 잘 맞아떨어져 최종 선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제빵연구원도 따로 영입했다. 첫 연구작의 결과물이 소프트랩이다. 현재 베이커리 디저트 등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 중이다.
▲주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연령대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
=낮과 밤에 방문하는 고객층이 다르다. 낮에는 주로 직장이나 학생들이 방문하고 밤에는 20~30대들로 붐빈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이 주변이 연남동 인근이다보니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데 아이스크림을 한번 맛보고 여행기간 동안 매일 오시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이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저희 소프트랩을 홍보해주시면서 해외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징을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매장 확장 계획 또는 현재 아이스크림 메뉴에만 집중돼 있는데 향후 디저트 등으로 메뉴 확장 계획이 있는지.
=저희는 취급점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현재 믹스를 취급하는 매장 기준으로 50개 정도다. 올 한해가 사업 확장에 있어 중요한 한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취급점 기준 300여개 매장 이상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 디저트 확장 계획도 있다. 1차적으로 생크림이 나왔고 점점 디저트쪽으로 아이템을 늘려갈 계획이다.
▲빙그레 소프트랩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길 바라는지
=일본에 '크레미아'라는 40년이 넘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일본을 다녀오신 분들은 '크레미아'라고 하면 그 진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맛을 연상하게 된다. 저희도 크레미아처럼 한국에서 가장 진하고 부드러운 소프트 아이스크림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토록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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