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저승마저 아름다운 …디즈니 애니 '코코'
소중한 가족애 다룬 애니메이션
독특한 캐릭터·화려한 영상 눈길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 리뷰
독특한 캐릭터·화려한 영상 눈길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은 언제 봐도 따뜻하다. 영화가 보여주는 가족애는 관객의 가슴에 콕 박힌 채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11일 개봉할 '코코'는 역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총집합했다. 멕시코를 무대로 한 게 특징이다.
미구엘 리베라(안소니 곤잘레스)는 멕시코 작은 마을에 사는 12세 소년이다. 전설의 뮤지션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벤자민 브랫)를 동경하며 뛰어난 뮤지션이 되는 꿈을 꾸지만, 가수가 되겠다고 가족을 등졌던 먼 조상 할아버지 때문에 선뜻 꿈을 펼치지 못한다. 좁은 다락방에 숨어 기타를 연주할 뿐이다.
1년에 한 번 산 자와 죽은 자의 세계가 이어지는 '죽은 자의 날', 미구엘은 광장 축제에서 뮤지션으로 데뷔할 계획을 세우지만 가족들에게 들켜 꾸지람을 듣고, 집을 나온다.
떠돌던 그는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의 사당에 들어가 기타를 만졌고, 이후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이승과 저승을 이어준다는 길을 건너 저승의 세계가 그의 눈 앞에 펼쳐진다.
자신의 로망인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를 만나려던 그는 의문의 사나이 헥터(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와 만나 모험을 시작한다.
'정열의 나라'인 멕시코를 배경으로 해서 인지 화려한 색감이 돋보인다. 제작진은 3년간 멕시코 전역의 박물관, 시장, 광장, 교회, 묘지 등 다양한 지역을 방문했다. 제작진의 철저한 현지조사와 연구 덕에 멕시코의 특색 있는 문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멕시코 전통 명절 '죽은 자의 날'뿐만 아니라 멕시코의 전통 악사, 마리아치, 털이 없는 멕시코 토종 견종 숄로를 모델로 한 단테, 다양한 동물의 특징을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조각하는 멕시코 전통 공예 알레브리헤 등 다채로운 멕시코 문화 요소가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코코'는 최근 진행된 비공개 모니터 시사에서 디즈니·픽사 작품 중 역대 최고 성적을 받았다.
영화의 미덕은 삶과 죽음, 이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밝고 경쾌하게 건드렸다는 점이다. 죽음 뒤에도 삶이 이어진다는 긍정적인 믿음을 가진 멕시코 주민들의 문화를 담아, 죽은 자들의 세상을 현실 세계보다 화려한 조명과 생기 넘치는 색깔로 표현했다.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다리는 마리골드(금잔화) 꽃잎으로 만든 다리로 만들었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마리골드는 멕시코에서 죽은 자의 날 제단부터 거리까지 연결해 세상을 떠난 가족들이 집으로 찾아올 수 있게 뿌리는 꽃이다. 밝은 주황색은 가족과의 연결을 상징한다.
'코코'는 삶과 죽음의 유대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가족이다. 뒤늦게 가족에 대한 사랑을 깨우치는 장면에선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리 언크리치 감독은 "'코코'는 미래를 바라보면서 과거를 축하하는 이야기"라며 "지금의 우리와 이전 세대를 이어주는 유대를 탐구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이 주인공인 만큼 영화 속 노래가 귀를 즐겁게 한다. '겨울왕국'의 '렛잇고'를 작곡한 로페즈 부부가 또다시 힘을 합친 '기억해줘(리멤버 미)'는 자꾸 귓가에 맴돌며 흥얼거리게 만든다.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억되는 싶은 사람의 마음을 풀어냈다.
영화는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1월 11일 개봉. 105분.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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