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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묘수 없는 프랜차이즈 '죽을 맛'...고용주와 알바 '동상이몽'


입력 2018.01.09 14:37 수정 2018.01.09 15:29        김유연 기자

가맹점주, 가격인상 요구…본사, 소비자·정부 '눈치'

잇단 폐업·일자리 축소 역효과…역대 최대치 예상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대부분 대출을 받아 겨우 생계만 유지하고 있고 오히려 아르바이트생보다 돈을 벌지 못하는 사장님이 많아요. 올해부터 최저임금 인상까지 시행된데다 임대료와 원재료값은 계속 오르고 있고 결국에는 빚만 쌓이는 건데 매장 문을 닫거나 파산을 하라는 얘기죠." (서울 여의동 A프랜차이즈 점주)

최저임금 인상이 실시되면서 곳곳에서 한탄스러운 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이 감당하기 힘들다며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는 정부와 소비자 눈치를 보느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최저임금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관련 도표.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시급이 인상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임금인상 자체에대한 불만보다 당장 어떻게 수익을 맞춰야 할지 암담한 상황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동안 임대료도 올랐고 원자재값도 상승했다. 여기에 배달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 업주들의 배달 수수료까지 오르면서 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부담을 호소하며 가격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외식업계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경우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적자는 쌓여가고 사업주는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종업원 수를 줄이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매장 문을 닫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오르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 된다

임금 인상이 경제효과는 커녕 고령층, 주부, 청년 등의 일자리까지 빼앗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사업주의 대부분이 생계형 영세 자영업자들로, 인건비 지급 능력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지속하면서 인건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가족경영을 해소하거나 폐업을 결정하는 곳이 늘었다"면서 "올해 외식업계 폐업과 실업사태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취업문이 좁아질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의 위기감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설문에 따르면 최저임금 결정으로 업계는 비용 증가를 가장 염려했다. 응답자 가운데 28.8%는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한다는 대학생 김모 씨는 "방학이라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짧은 파트 타임 아르바이트만 구하고 최저시급을 요구하면 일하겠다는 사람이 널렸다는 냉랭한 대답이 돌아온다"며 "오히려 최저시급 인상 전보다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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